이승환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번 사태를 다룬 기사를 건 뒤 "이거 참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나도 넣어라, 이놈들아"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지목된, 지난해 5월 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문화예술인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앞서 지난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와 문체부가 예술위원회 심사 및 심사위원 선정에 개입했고,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12일에는 한국일보가 예술계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5월 흔히 말하는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에서 내려왔고 우리 입장에서는 이에 따라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문체부 공무원들의 푸념을 들었다"고 보도해 도종환 의원을 주장을 뒷받침했다.
해당 인사는 "실제 이 문건을 직접 보기도 했거니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사진으로 찍어두었다"며 "그 때는 저 말이 진짜일까 싶었는데 이후 예술계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들리면서 정부가 이 블랙리스트를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표지 뒤에는 9473명의 구체적 명단이 리스트로 붙어 있었고, 이 때문에 이 문건은 A4용지로 100장이 넘어가는 두꺼운 분량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인사들은 크게 네 부류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5월 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문화인 594명, 2014년 6월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학인 754명,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한 예술인 6517명,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1608명이다.
이날 이승환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초등학교 다닐 때 칠판 앞에 적힌 '떠든 아이'를 적는 듯한 수준" "블랙리스트 맞아요? 제 눈엔 천사들의 명단으로 보이는데요" "기준도 없고 뭣도 없고… 코미디가 따로 없네요" 등의 댓글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도 좀 성의가 있어야지… 고작 어떤 사건해결을 촉구하고 누구를 지지하는 서명을 했다고 해서 불이익을 준다는 게 넘 '유치뽕'한 수준이라 그게 더 놀라운 어제였습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