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청부살인과 달라"…필리핀에 수사 전문가 급파

현장감식·범죄분석·총기분석 전문가로 구성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전문가 4명을 급파한다.

경찰청은 13일 "사건 발생 후 수사 전문가들을 신속히 선발했다"면서 "전문가팀은 이날 밤 필리핀 현지로 파견된다"고 밝혔다.

전문가팀은 현장감식과 범죄분석을 담당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국제범죄수사대 경찰관 3명, 총기분석을 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담당 분야에서 12~25년 근무한 베테랑들로, 비슷한 유형의 사건으로 외국에 파견된 경험이 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전담 처리하는 '코리안데스크' 6명 중 5명도 현지에서 합류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이들은 한국인이 피살된 현장을 감식하고 증거를 분석하는 등 필리핀 경찰의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사건 규명을 철저히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이 필리핀에서 발생하는 한인 청부살인과는 유형이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결박돼 있고 으슥한 곳에 유기가 됐다는 점에서 현지 경찰은 '전형적인 청부살인과 양상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벌어지는 청부살인은 도심에서 사살하고 현장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유형이란 설명이다.

이번에 머리에 총상을 입고 피살된 피해자 3명은 남성 2명(51세, 46세)과 여성(48세) 1명 등 3명인데, 남성 1명과 여성은 손이나 발이 테이프로 묶여 있었다.

발견된 장소도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으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피해자들은 지난 8월 한국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고, 필리핀에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필리핀에서 한인 피살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수사 인력과 폐쇄회로(CC)TV 등 치안 인프라가 한국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올해 10월 현재까지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 6명이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10명 이상의 피살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현지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사건에 전문인력을 보내 현지 경찰과 수사 협조를 하고 있다.

수사 전문인력 파견은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올 5월까지 그동안 4차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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