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극장가 춘추전국시대

가을을 맞은 극장가가 춘추전국시대에 버금가는 경쟁에 돌입했다.

상업 영화와 다양성 영화할 것 없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것.

선두를 차지한 영화는 팀 버튼 감독의 판타지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하 '미스 페레그린')이다.

초반, 영화 '아수라'의 기대치와 물량 공세에 밀렸던 '미스 페레그린'은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28일에 개봉한 '미스 페레그린'은 12일까지 2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끌어 모았다.

뒤를 잇는 작품들 역시 영미권 영화들이다.


공포 영화 '맨 인 더 다크'와 유명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가 2위와 3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아수라'는 박스오피스 4위까지 내려 앉았다. 12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약 254만 명. 손익분기점인 350만 명 관객 동원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저예산 다양성 영화의 선전이다. 배우 윤여정 주연의 '죽여주는 여자'는 박스오피스 6위에 오르며 관객 7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

'죽여주는 여자'는 '박카스 할머니'가 죽고자 하는 노인 손님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트랜스젠더, 코피노, 성매매 여성, 빈곤층 노인 등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관객들은 특정 흥행 영화의 스크린 독점 없이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지만 극장들은 흥행 영화의 부재로 한숨이 깊다.

CGV 관계자는 "지난해 '내부자들'처럼 관객들을 많이 모을 것으로 예상했던 '아수라'가 개천절 연휴가 끝나고 확 꺾였다. 마블 블록버스터인 '닥터 스트레인지' 이전에는 현재 관객들이 많이 몰릴 만한 영화가 없다"면서 "4월만큼은 아니지만 극장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럭키'나 '걷기왕' 등이 기다리고 있기는 한데 박스오피스 상황이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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