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뉴스] 朴정권 말 '낙하산 인사'는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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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국내 유일한 증권금융 전담 기업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에 공공기관 지정에선 해제됐지만, 국내 최고 금융 공기업 중 하나로 꼽히던 곳입니다.

두 곳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 8월 감사위원을 선임했고, 한국거래소도 지난달 새 이사장을 선임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자리에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출신이 앉았습니다.

연봉이 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증권금융 감사위원직엔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선임됐습니다. 조 전 비서관은 10년 넘게 박 대통령 옆에서 메시지를 전담해 '박 대통령의 펜'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국문과 출신으로, 금융관련 경력은 없습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된 사람은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핵심 친박 인사입니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졌습니다.


정 전 부위원장은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에도 단독으로 올라왔고, 최종 후보로 낙점되는 절차도 빨랐습니다. 이에 노조는 '낙하산'이라며 취임식을 보이콧하기도 했습니다.

이 두 가지 예는 새발의 피입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금융 공기업 27곳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10명 중 4명 꼴(255명 중 97명)로 낙하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기업은행과 그 계열사 임원진 명단에는 새누리당 대선캠프 출신, 뉴라이트 출신, 자유총연맹 출신 등 정권의 입김이 닿았을 것으로 미뤄 짐작되는 면면도 보였습니다.

국책 연구기관도 기관장 절반이 낙하산인 현실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연구기관 23곳 중 11곳이 '낙하산 인사'에 해당됐습니다. 명단을 보면 역시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등 박 대통령 대선캠프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띕니다.

정피아나 관피아들은 퇴직 후 재취업도 쉬웠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2014~2016년 청와대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심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청와대 출신 26명 중에서는 2명 빼고 모두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대부분 대기업, 로펌, 각종 협회 등 취업제한기관에 해당되는 곳입니다. 대표적 예로 김기춘 비서실장이 농심의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갔습니다.

올 연말까지 기관장 임기가 종료되는 공공기관은 무려 60여 곳 남아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예탁결제원, 자산관리공사 등입니다. 이제 정권 후반기에 접어든 만큼, '보은성 인사'에는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세간에는 이미 누구누구가 어디에 내정됐다더라 하는 루머도 파다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이 뭔지 아시나요? 낙하산 철폐를 누구보다 강력히 외쳤던 사람이 바로 박 대통령 본인이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도 새 정부에선 없어져야 합니다." (2013.1.30. 인수위 정무분과 토론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상상을 초월하는 부실 뒤엔 최대 주주 산업은행의 유명한 낙하산 수장(홍기택 전 회장)과, 출근 한 번 안하고 십수억 원의 자문료를 챙겨간 고문단이 있었습니다. 낙하산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진 것이죠.

박근혜 정부 4년차, 예전의 대선 공약은 참으로 무색해진 현실입니다. (아, 이제 김영란법이 있으니 '낙하산'도 끝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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