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20세이브 못 채운 것 아쉬워…내년 다시 마무리 경쟁"

"WBC출전, KBO 결정에 따르겠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모자란 1세이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내년에 다시 한 번 세인트루이스 마무리로 활약하고 싶어하는 소망도 전했다.

오승환은 12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야구 인생의 목표였던 메이저리거가 돼 정말 영광이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팀에 보탬이 된 부분은 기분 좋다"고 기분 좋게 한 시즌을 돌아보면서도 "개인 성적만 보면 20세이브를 채우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빅리그 루키' 오승환은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에서만 머물며 76경기에 나서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로 기록됐다.

"아버지께서도 '네가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고 하신다. 기록 중 평균자책점에 애착이 있는데 1점대를 유지하고서 시즌을 마친 건 기분 좋다"고 개인 기록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20세이브를 채우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오승환은 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팀의 마무리였던 트레버 로즌솔의 부진이 길어지자 6월 중순부터 보직을 승계했다.

7월 3일, 오승환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에 3-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오승환의 빅리그 첫 세이브였다.

오승환은 화려한 순간보다 다소 초라한 출발에 더 의미를 뒀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선 루키인 그에게 화려한 데뷔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가 개막한 4월 4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방문경기에서 0-3으로 뒤진 7회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첫 승이나 첫 세이브를 거둔 날보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공을 던졌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떨렸다"고 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오승환의 가치가 빛났다. 자신감이 생긴 오승환은 '평정심'을 가지고 마운드에 섰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승환은 "첫 세이브를 거둘 때도 큰 감흥은 없었다. 평소에 해왔던 것처럼 경기를 치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세이브 욕심은 여전하다.

세인트루이스도 오승환을 2017년 마무리 1순위로 꼽았다.

오승환은 "구단에서 나를 내년 시즌 마무리로 본다는 기사를 봤지만, 확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 가면 다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코칭스태프가 올 시즌 성적을 참고하겠지만, 여러 선수와 실력으로 경쟁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시즌 막판에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는데, 내년에는 더 준비를 잘해서 잔부상이 없는 시즌을 치르겠다"고도 했다.

오승환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출전 여부에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오승환을 예비 엔트리(50명)에서 제외했지만,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선수는 KBO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예비 엔트리에서 탈락한 것은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다. WBC에 뛰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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