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OVO컵 우승은 조별예선과 준결승, 결승까지 5경기 모두 승리한 한국전력이 가져갔다. V-리그 출범 후 ‘만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한국전력이라는 점에서 KOVO컵 우승이 주는 의미는 분명했다.
자유계약이 아닌 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이 변경되며 V-리그는 더욱 평준화된 전력으로 코트에 나서게 됐다. 실제로 이러한 예상은 KOVO컵을 통해 분명하게 증명됐다. KOVO컵 우승으로 한국전력이 ‘공공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 시즌에 임하는 각 팀의 성적 기준도 한국전력이었다.
코보컵에서 한국전력에 패했던 현대캐피탈의 신영석은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아마도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코보컵에서 아쉽게 진 만큼 정규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이 꼭 더 높은 순위에 있으면 좋겠다”고 분명한 복수 의지를 선보였다.
‘봄 배구’를 공통된 목표로 제시한 KB손해보험의 이선규와 OK저축은행의 이민규 역시 “한국전력을 이겨야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의 한선수는 “평준화가 된 만큼 나머지 팀 전부가 위에 갈 수도 있고, 전부 밑이 될 수도 있다”고 신중하게 예상했다.
나머지 팀들의 시기를 한 몸에 받는 신세가 된 한국전력의 전광인은 “코보컵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다른 팀보다 우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팀들은 언제나 우리보다 높은 순위에 있었다. 올 시즌도 우리가 낮은 위치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며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