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철희 "내 생각에 여자란?…육군 병영생활기록부 인권침해"

김영우 "기록부 항목 인격살인…개선안 상임위 보고해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육군 입대시 작성하는 병영생활지도기록부에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항목들이 다수 있다고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했다.

이철희 의원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병교육대에서 받는 병영생활지도기록부를 보면 가족의 학력과 종교, 직장, 직위까지 다 쓰게 돼 있으며 게임 아이디와 페이스북 아이디, 여자친구의 인적사항과 친구의 직업까지 다 쓰라고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나의 성장기'라는 부분에는 '내 생각에 여자들이란', '학창시절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은?' 등을 작성하는 부분도 있고, 자살 시도 경험여부나 환각제 복용 여부, 문제 있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이야기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아무리 군대라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병사들이 있으니 이들을 걸러내기 위한 뜻이라 이해하지만 그래도 선은 지켜야 한다. 기본권 침해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육군 입대시 훈련소에서 모든 병사들이 작성하는 병영생활지도기록부는 총 14쪽에 걸쳐 개인 신상 기록을 작성하는 단답식 문항과 '나의 성장기'에 대해 서술하는 주관식 문항 50여개로 구성돼 있다.


단답식 문항은 가족의 직장과 직위, 학력, 주 부양자, 월 수입, 수입원, 주거 형태(자가, 전세, 월세 등), 주택 형태(아파트, 단독주택, 연립주택), 주택 면적 등 훈련병의 가족사항과 경제적 형편 등을 자세히 묻고 있다.

기록부에는 여자친구의 직업과 나이, 연락처 등도 기록하게 돼 있다.

이 의원은 "육군 훈련병의 과도한 신상 정보 요구는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사생활 보장'을 위반하는 것으로 지난해 제정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13조 '국가는 병영생활에서 군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조항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아무리 군대라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문제를 일으키는 병사들이 있으니 이들을 걸러내기 위한 뜻이라 이해하지만 그래도 선은 지켜야 한다. 기본권 침해해선 안된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은 "불필요한 가족과 애인 등에 관한 사항은 다 없애겠다" 며 "전반적으로 군에서 작성하는 양식들을 모두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를 보던 김영우 국방위원장도 "이는(병역생활기록부 기록 사항) 인격살인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입대한 청년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어떻게 개선할지를 정확하게 안을 만들어 상임위에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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