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12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기재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간단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질의에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서...(답변 할 수 없다)"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예컨대 그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의 전화통화 여부를 묻자 "안 했다"고 말했지만, 그렇다면 대책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말이냐는 질의에는 "수사 중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송 의원은 이어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위해 770여억원을 모금했느냐고 묻자 그 역시 "수사 중인 사안이라서..."라고 했고, "이 얘기는 언론에 나온 것 아니냐"는 추가 질의에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의에도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박명재 의원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주체가 청와대냐 전경련이냐를 물었지만 "송구스럽게도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 드리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박 의원은 "전에 전경련 주도로 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핀잔을 주자 이 부회장은 "그때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해 곳곳에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처럼 '앵무새 답변'이 계속되자 더민주 박영선 의원은 "이승철 부회장 뒤에 어마어마한 권력기관이 버티거나 본인이 권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저런 식의 답변은 있을 수 없다"며 "국민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데 검찰 수사 중이라 답변하지 못하겠다, 이거야 말로 부패한 권력의 상징"이라고 질타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도 이 부회장의 태도를 비판하는 한편, 기관증인으로 참석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 대해서도 전경련에 가입된 19개 공공기관을 탈퇴시키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