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대가 돈 받고 거래업체서 뒷돈 챙기고…

농협 전직 조합장, 경찰에 구속

전직 조합장 범행 개요도. (사진=경남경찰청 제공)
부하 직원에게 승진을 대가로 돈을 받거나, 납품 과정에서 업체에서 거액의 뒷돈을 챙긴 농협 전직 조합장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수수와 업무상횡령 혐의로 진주 지역 모 농협 전 조합장 김 모(66) 씨를 구속했다.

김 씨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조합장으로 일하면서 2013년 4월 당시 승진한 임원(55)에게 "승진하는데 내가 힘을 많이 썼다"며 간접적으로 대가를 요구해 현금 1000만 원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또, 장비 구입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2010년 자치단체에서 지원금을 받아 병충해 방제용 기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계약 업무를 담당한 직원에게 기계값의 10%를 리베이트로 수수하도록 지시하고 납품업체에서 두 차례에 걸쳐 2500여만 원을 받았다.


(사진=경남경찰청 제공)
또, 김 씨는 속칭 '상품권 깡'을 통해 수천만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김 씨는 업무추진비가 부족하다며 각 지점에서 우수고객에게 발행하는 농협상품권을 현금화시켜 본인에게도 줄 것을 요구해 지점장들에게 50~100만 원의 상품권 또는 상품권을 현금화시킨 돈을 받았다.

이같은 수법으로 그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동안 명절마다 모두 3150만 원을 챙겼다.

경찰은 김 씨에게 돈을 건넨 농협 직원과 납품업체 관계자 4명을 뇌물공여와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돈을 건넨 직원과 납품업체 관계자의 진술 등에 미뤄 김 씨가 조합장 지위를 이용해 수차례 '갑질'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 씨는 자신에게 잘 보이지 않은 직원에게 특별감사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행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인사권을 포함한 농협 내 모든 권한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어 범행이 가능했다"며 "직장 내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앞으로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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