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없어 교환 한 번 못 받아
-배터리 충전 제한으로 큰 불편
-미국 출장시에도 제지당해
-보상보다 진심어린 사과 먼저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
-폭발 원인, 누구도 모르는 상황
-삼성, 제품 다양하고 출시기간 짧은 경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소비자(익명), 이병태(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 소비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갤럭시노트7을 구매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소비자> 제가 8월달에 사전예약으로 구매했어요.
◇ 김현정> 그럼 정말로 초기 물량을 받으신 분인 건데요, 그 초기물량이 폭발사고가 나고 새 기기로 교환해 준다 한 게 9월 중순인데, 새 기기는 받으셨어요?
◆ 소비자> 아니요, 아직까지도 교환을 못 받고 있어요, 지금.
◇ 김현정> 아니, 구 기기를 아직도 새 기기로 못 받으신 상태인 겁니까?
◆ 소비자> 네, 대리점에서는 교환이 재고가 없어서 못 준다고 했고요. 서비스센터 갔더니 거기도 마찬가지로 재고가 없어서 못 준다고 했다가 지금은 생산 중단되고 교환도 중단된 상태라서 교환을 못 받고 있어요, 지금.
◇ 김현정> 그냥 기다려라 하는 상태였던 겁니까, 그러면?
◆ 소비자>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었는데요. 기다려만 달라고만 계속 얘기하고 114에서 물어봐서 있는 매장이 있다라고 해서 그 매장도 찾아가봤고요. 서비스센터 같은 경우는 전화해서 제품이 있으니 와서 교환해 가라 해서 갔었는데 제품이 없다고 해서 또 못 바꾸고요.
◇ 김현정>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면 없는 상황?
◆ 소비자> 예.
◇ 김현정> 교환 못 받고 구 기기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단종사태까지 온 거네요?
◆ 소비자> 네.
◇ 김현정> 그 60일이 다 되는 동안 폭발사고 났던 구 기기 들고는 불안도 하고 불편도 하고 그러셨겠어요?
◆ 소비자> 배터리 같은 경우는 60%로 절감이 되기 때문에 하루 종일 핸드폰을 잡고 일을 해야 되는 저 같은 경우에는 좀 많이 어려웠죠. 불편하고요.
◆ 소비자> 네,네.
◇ 김현정> 그러면 실례지만 무슨 일하세요?
◆ 소비자> 저는 건축 일을 하고 있어서 전화로 해야 될 일들도 많았었는데요. 핸드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떨어지니까 전화를 하면서도 뚝 끊기는 경우가 몇 번 있었거든요. 많이 답답했었죠.
◇ 김현정> 그리고 불안한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게 뭐 확률은 낮다고 하지만 어쨌든 폭발한 경우들을 지금 본 거 아닙니까?
◆ 소비자> 그렇죠. 사람들이 제가 핸드폰 들고 다니면 흉기폰이라고도 얘기 많이 하고요, 놀리면서.
◇ 김현정> 흉기폰이라고?
◆ 소비자> 네. 흉기폰이다 (얘기하고요), 교환도 이제 안 된다 이러니까… 핸드폰을 쓰면서 90만 원이라는 돈을 내고 쓰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이니까 많이 답답하죠.
◇ 김현정> 게다가 만약 어디 미국 출장, 미국 여행이라도 가시게 되면 이거 들고 비행기 못 탑니다. 미국에서 지금 막아놨거든요.
◆ 소비자> 제가 그걸 한 번 겪어봤어요. 저저번주에 출장을 갔었는데 공항에서 못 들고 들어가게 하더라고요.
◇ 김현정> 공항에서 못 갖고 들어가게 해요, 미국에서?
◆ 소비자> 네. 그래서 임시보관소에다 놓고 입국을 한 적이 한 번 있었어요.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어제 단종, 아예 갤럭시노트는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거예요. 단종이 된다 이 소식 듣고 무슨 얘기들 많이 하세요, 소비자들이?
◆ 소비자> 왜 단종이냐, 이제껏 서비스 믿고 한 상황인데 왜 단종이 됐냐 이런 소리도 많고요.
◇ 김현정> 답답하다, 뭐가 문제냐, 이런 얘기들?
◆ 소비자> 네. 그리고 돈으로 해결하면 다냐, 이런 사람도 많고 그렇더라고요.
◇ 김현정> 그건 무슨 의미일까요?
◆ 소비자> 제대로 된 사과를 해라, 사과도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돈으로만 다 되는 줄 아냐, 이런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 김현정> 돈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당한 정신적인 피해도 있고 게다가 그 전화기에다가 이것저것 지금 많이 데이터 넣어놓으셨을 거 아니에요?
◆ 소비자> 그렇죠. 사진도 많고 전화번호도 많은데 또 교환을 하고 그러면 그 시간도 소비를 해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또 제 지인 중에는 액세서리만 20만 원어치 산 사람도 있는데 그런 건 보상이 하나도 안 되니까요. 낭패만 본 사람도 많고 그렇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하여튼 아무쪼록 소비자들 불편 없이 이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고맙습니다.
◆ 소비자> 네.
◆ 이병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배터리만 교체하면 된다 했는데 또 터졌어요. 그런데 지금 새 기기 중에 폭발한 건 두 대뿐인데 바로 단종. 혹시 너무 빨리 결정한 건 아닌가요?
◆ 이병태> 보도된 게 두 대고요. 미국에서 알려진 숫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문제를 정확히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게 아마도 어제까지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원인을 아직 못 찾았으니까?
◆ 이병태> 못 찾았으니까요. 그런데 삼성전자는 봄이 되면 또 갤럭시 신제품을 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아마 단종을 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했을 거고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도대체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면 이거 또 폭발을 한 이유가 뭐라고 유추하세요?
◆ 이병태> 정확히는 누구도 모른다, 이제 이렇게 보셔야 될 것 같고요. 이전에는 제조 과정에 실수가 있다, 그랬었는데요. (어제) 배터리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 이런 보도가 나왔더라고요. 배터리 설계가 모서리 부분이 잘못돼서 많이 눌려져가지고, 이게 이제 워낙 얇지 않습니까?
◇ 김현정> 얇죠.
◆ 이병태> 눌려져가지고 이게 발화의 원인이다 이렇게 됐는데 만약에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는 다행입니다, 문제가 발견됐으니까요.
◇ 김현정> 차라리 그게 원인이었으면 좋겠다, 다행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병태> 네. 왜냐하면 만약에 잘못된 설계가 신제품에도 이미 반영이 돼 있다 그러면 신제품 설계도 다 다시 해야 되는 건데요. 사실은 다음 번 제품의 설계가 지금 다 끝나 있어야 되는 시점이거든요. 그래야 이제 3월달쯤 신제품이 나올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에 그 신제품이 지금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면, 그 원인을 못 찾는다고 하면 다음 번 출시 시점까지도 불확실해지니까요.
◇ 김현정> 신제품 출시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 원인이 정확히 밝혀질 때까지 진짜 신제품 못 내겠는데요. 어떻게 보면?
◆ 이병태> 예,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처음 하는 거면 모르겠는데 휴대폰으로 세계 1, 2위 다투는 기업 아닙니까? 기술력이 한 20년 됐고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중대한 실책이 벌어질 수가 있는 거죠?
◆ 이병태> (삼성의 특수성이 하나 있는데) 삼성은 애플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고 또 중국이나 이런 저가폰 시장에서도 경쟁해서 가장 다양한 품종을 만들어내는 회사거든요.
◇ 김현정> 저가부터 프리미엄급 고가까지 다양하게?
◆ 이병태> 모든 시장에서의 제품을 내놓고 있죠. 그런데 애플 같으면 사실은 한 제품밖에 안 만들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이병태> (삼성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런지 지금 봄, 가을로 나눠서 사실은 6개월 단위로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몇 년간 써왔거든요. 이거는 지금 다른 경쟁회사보다 2배 빠른 신제품 출시 속도거든요. 그리고 매번 혁신성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되는, 경쟁을 해야 되는 게 이 휴대폰이라서, (그런 측면에서) 위험을 삼성이 훨씬 더 많이 떠안고 있다라고 하는 특수성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조급증이 있었다는 말씀이네요.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 보니까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 누르고 뭐 이 상황에서 조급한 마음이 있었고 이런 이중고가 있군요?
◆ 이병태> 네.
◇ 김현정> 결국은 그래서 생산 중단, 단종 조치라는 극약처방을 하고 말았는데 어제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가 8% 폭락했습니다. 이거, 삼성의 위기 아닌가요?
◆ 이병태> 위기 맞습니다.
◇ 김현정> 맞죠?
◆ 이병태> 네. 첫 번째 리콜이 있었을 때 고객들은 삼성을 믿어줬거든요.
◇ 김현정> 네. 그때는 리콜 잘했다. 신속하다고 했거든요.
◆ 이병태> 그리고 (당시엔 환불과 교환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환불한 고객은 거의 없고 다 교환을 했으니까 삼성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었는데.
◇ 김현정> 믿었다는 표시죠, 다 교환이 됐다는 건.
◆ 이병태> 두 번째 일어난 경우에는 그 신뢰가 많이 상실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피해가 상당히 커질 수 있죠.
◇ 김현정> 그 말씀은 금전적인 피해 말고 신뢰의 타격,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 크다는 말씀이세요?
◆ 이병태> 예. 그럴 수 있습니다. 지금 삼성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은 누가 뭐래도 미국하고 중국입니다. 거기서 이제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시장인 미국에서 이 문제가 커졌기 때문에요. 사실은 유럽이나 이런 데는 아무런 피해도 보지 않았고 출시도 안 됐는데 이 뉴스가 워낙 커져버리니까 삼성 브랜드에 손상이 있었겠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금전적인 피해, 경제적인 피해를 100이라고 친다면 보이지 않는 피해는 어느 정도나 된다고 가늠하세요, 전문가가 보시기에는?
◆ 이병태>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이 이후의 문제를 어떻게 빨리 신속하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우선은 지금 환불과 교환을 해줘야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내일부터 실시한답니다.
◆ 이병태> 200만 대 가까운 제품을. 그런데 그 고객이 삼성 고객으로 남아 있을지 다른 회사로 가버릴지… 이 고객들이 삼성을 떠나지 않도록 삼성이 어떻게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투자를 하느냐, 그게 이제 피해 규모를 결정하게 될 거고요. 신제품에 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지금 단종을 시켰어도 무엇이 문제였고 이걸 우리가 해결했다는 시그널을 빨리 시장한테 줘야 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삼성의 후속작에 대한 소비자 선택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빨리 원인 찾는 게 중요하다?
◆ 이병태> 예. 빨리 찾고, 원인을 찾고 해결했다라고 시장에 빨리 시그널을 보내주는 게 중요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노트7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시는 거네요?
◆ 이병태> 노트7의 홍채인식이나 여러 가지 새로운 방수기능이나 좋은 기능들에 대해서 호평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게 지금 갤럭시8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런데 원인을 못 찾았다 이러면 찾을 때까지 신제품도 못 내놓으니까요.
◇ 김현정> 일각에서는, 아예 갤럭시라는 이름 자체를 버려야 하지 않느냐, 예전에 실패작이었던 '옴니아'를 버리고 갤럭시로 왔듯이, 갤럭시도 버리고 그냥 이미지 쇄신하자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이병태> 국내시장같이 작은 시장에서는 브랜드 하나를 알리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현대자동차도 일부 차종에서, 한국에서 일찍이 버린 브랜드를 미국에선 계속 지키고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대표적인 게 '엘란트라' 이런 게 그렇습니다. 왜냐면 시장이 크면 브랜드를 하나 알리는 비용이 너무 크거든요.
삼성이 갤럭시 알리려고 프리미어 리그 후원도 하고, 올림픽 후원도 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브랜드 알리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함부로 교체할 순 없습니다. 옴니아는 글로벌하게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삼성이라는 기업이 워낙 큰 기업이다 보니까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것도 큰 관심사입니다. 어떻게 보세요?
◆ 이병태> 악재는 틀림이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전체 GDP의 13.8% 정도 하는 기업이니까요.
◇ 김현정> 삼성전자만 해도 그래요?
◆ 이병태> 네,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거고요. 그중의 매출의 반이 무선 사업이고요. 비중이 워낙 크고 이제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이통사나 판매점, 액세서리 판매 등 연관 산업이 많은 데다가 수습을 빨리 못하면 피해가 훨씬 클 수가 있고요. 최근에 우리나라가 이런 경제 악재가 겹치고 있는데 이 문제까지 터졌다해서 우려가 되는 거죠.
◇ 김현정> 걱정스럽네요. 그러지 않아도 불경기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아무쪼록 아까 말씀하셨듯이 빨리 원인 찾아서 해결됐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병태>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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