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 류제국-양현종, 그들이 만든 '명품 투수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류제국(왼쪽)과 양현종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명품 투구를 선보였다. (사진=LG, KIA 제공)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좌완 에이스들이 명품 투구로 치열한 승부를 연출했다. 물러설 곳이 없다. 지면 끝인 상황에서 투수들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강한 볼을 뿌렸다. 바로 LG 트윈스 류제국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의 이야기다.

류제국과 양현종은 왜 자신들이 각 팀의 강력한 선발로 손꼽히는지를 당당히 증명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와 패자는 가려지는 법이지만 이들에게 그런 잣대는 무의미했다. 그 정도로 뛰어났다.

LG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9회말 터진 김용의의 끝내기 안타로 KIA를 1-0으로 제압했다.

전날 외인 선발 맞대결을 펼친 양 팀은 이번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토종 에이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LG는 류제국을, KIA는 양현종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유는 충분했다. 류제국은 올 시즌 KIA를 상대로 3경기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2.37로 강했다. 양현종 역시 LG전에 6번 나와 2승 2패 평균자책점 2.41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은 거짓말을 했다. 기록보다 두 선수의 투구는 훨씬 대단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 류제국도 8이닝을 소화하면서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던진 공은 무려 116개에 달했다.

이날 먼저 투구에 나선 류제국은 김주찬에 공 4개만 던지면서 삼진을 잡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3번 타자 필에 볼넷을 내줬지만 나지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종료했다.

양현종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자신에 강한 면모를 보인 문선재가 나왔다. 문선재는 올 시즌 양현종에 타율 5할3푼8리(13타수 7안타) 3홈런 4타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이번 승부에서도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갔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이형종-박용택-루이스 히메네스가 줄줄이 아웃됐다.

이후에도 류제국과 양현종의 명품 투구는 계속됐다. 양현종이 7회말 수비 때 윤석민과 교체돼 둘의 맞대결이 종료됐지만 류제국은 8회까지 LG의 마운드를 지켰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린 류제국과 양현종. 두 선수의 호투에 웃음 짓는 한국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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