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재단은 이런 든든한(?) ‘뒷배경’이 있기 때문인지 운영을 제멋대로 해 천안함46용사유족회(유족회)가 급기야 재단 해체까지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 재단 이사진, 전경련·KBS 출신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천안함재단의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천안함재단은 신임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임 이사는 KBS와 전경련 등에서만 뽑도록 돼 있네요.
현재 이사진도 KBS와 전경련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해군과 유족회는 당연직으로 1명씩 참여하고 있을 뿐이죠.
보훈처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 선임 방식을 바꾸라며 재단의 정관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보훈처장과 행정자치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국방부장관이 각 이사 1명을 지명하고, 유족회 추천 인원 1명도 이사로 선임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KBS와 전경련은 이런 요구를 외면하며 여전히 재단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국민 성금 모금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 재단은 제멋대로 운영…유족, 해체 요구
최근 비선실세 논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경련이 버티고 있어서 일까요? 147억원 규모의 천안함재단은 거침없는 경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 KBS 김인규 전 사장이 퇴임할 당시 297만원에 달하는 황금열쇠를 퇴임선물로 제공했습니다. 명목은 재단기반환경구축을 위한 홍보비입니다. 그리고 김 전 사장은 현재 천안함재단의 고문이죠.
이 뿐만 아니라 조용근 이사장과 이사진은 해군 측에서 ‘준회원’ 자격을 부여해 제2함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겨 유족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제2함대는 천안함 전시 시설이 있는 곳입니다.
2013년 7월에는 조용근 이사장의 책을 재단 경비 2000만원으로 사서 해군 진중문고에 기증했습니다. 이후 유족들의 반발로 비용은 반환했다고 합니다.
또 조 이사장은 재단 경비로 출장일비·교통비·숙박비·식비를 지원아 군부대 특강에 나가고, 부대에서는 특강료를 받았습니다. 해당 부대에는 재단 경비로 100~200만원의 위로금을 주며 ‘생색’도 냈죠.
이런 상황에서 재단이 유족들에게는 1인당 연간 40만원 정도만 지원하고, 46용사 추모사업과 유족지원사업 등에도 인색하다보니 유족들이 화가 날만 합니다.
심지어 조 이사장은 “(유족들이) 재단의 돈을 유족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유족들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합니다.
그러니 유족들이 재단을 해체해 남은 돈을 국가에 헌납해 달라고 청와대와 보훈처, 해군에 요청한 것입니다.
◇ 기부금품법 위반 가능성
보훈처도 재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31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에서 따른 기부금 모집 기간이 종료됐습니다.
재단은 기부금 단체 재신청을 했는데, 보훈처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단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모은 기부금 301만원은 불법으로 볼 여지가 생겼습니다.
기부금품법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요.
KBS와 전경련은 이제라도 유족들에게 재단을 돌려주든지, 아니면 유족들의 요구처럼 재단을 해체하든지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가족을 잃은 유족과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낸 국민들을 더 이상 우롱해선 안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