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사태에도 폐쇄적 심사고수…무보 보험사고 손실 눈덩이

무역보험공사, 최근 5년간 보험사고 91건으로 1.8조원 손실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온코퍼레이션 보증사고가 '제2의 모뉴엘'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고수해 온 마이동풍식 사고가 공사의 손실을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이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영위원회와 보험인수심사위원회에서 의결한 안건 중 2010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91건의 사고가 발생해 1조 7964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손실 위험이 높은 큰 거액보험 심사는 주로 이 두 위원회에서 이뤄지는데 두 위원회 모두 내부 직원들로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규정상 경영위의 경우 사장 및 본부장으로 구성하며, 인수심사위 역시 리스크관리담당 본부장 1인과 6인의 부서장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 최근 5년간 두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의 원안처리율은 93%에 달했다. 안건이 부결되는 것은 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박재호 의원은 "이렇듯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심사하고 의결까지 하다 보니, 보험사고와 채권관리에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보는 특히 지난 5월 관련 규정을 개정해, 18명의 외부전문가들로 전문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으나, 위원장은 공사 직원이 맡도록 한데다, 위원 역시도 회의 개최 시마다 이 직원이 비공개로 선임한 3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어,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위촉한 외부전문가들은 모두 의결은커녕 심사조차 할 수 없는 단순 자문역에 불과하다"며 "이마저도 공사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인데, 이들 놓고 객관성을 확보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회와 언론 등에서 외부전문가를 심사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그토록 얘기했는데, 마이동풍 격이었다"고 지적한 뒤, 보다 전문적이며 객관적인 위원회 구성 및 운영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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