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건 특전사 작전에 방탄복은 필수
- 방산비리는 암, 강경히 수술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희영(특전사 예비역 중사)
◆ 이희영> 네, 안녕하십니까? 이희영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방탄복이 총탄에 뚫린다는 사실을 감사원이 적발한 게 올 3월이에요. 그 이야기 처음 들었을 때 특전사 전역자들 반응이 어땠습니까?
◆ 이희영> 말 그대로 엄청나게 당시에 화가 났었는데 사실 허탈하기도 하고 배신감도 들고 있고. 이건 전역자나 현역들 가릴 게 없습니다. 사실 특전사 전투요원들이 다 지원자들인데요. 그 당시 동기도 그렇지만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군생활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힘든 훈련을 버텨내고 작전을 수행하는데... 뚫리는 방탄조끼를 입힐 수 있냐 그런 분위기죠.
◇ 김현정> 어떻게 우리에게 뚫리는 방탄조끼를 주면서 전장으로 작전장으로 나가라고 할 수가 있느냐.
◆ 이희영> 방탄조끼가 무겁거든요. 몸이 굉장히 둔해지는데 방탄 효과가 보장이 돼야 하는데 그게 없으면 오히려 아군들을 총알받이로 죽게 만드는 거니까.
◇ 김현정> 그런데 그 뚫리는 방탄조끼에 대해서 1심 무죄판결이 났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증거가 불충분하고 자격증을 빌려온다든지 이런 편법을 썼지만 그게 불합격을 줄 수준은 아니다. 이런 판단이 법원에서 난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희영> 저는 정말 이게 너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법원에서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구나 생각합니다. 사실 인명피해가 얼마나 나야지 정신을 차릴지. 피랍작전 같은 게 있으면 작전할 때 정말 우리는 목숨 걸고 들어가는 건데, 저희가 위험하게 되면 국민도 다 위험한 거잖아요. 모두를 다 위험하게 만드는 정말 내부의 적입니다. 이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보호하겠습니까? 내부에 적들이 있는데요.
◇ 김현정> 방산비리 저지른 사람들이 내부의 적이다. 우리에게 총탄 겨누고 있는 거다.
◆ 이희영> 가장 큰 적이죠.
◇ 김현정> 가장 큰 적이에요. 조금 전에 인명피해 말씀하셨는데 어디 작전 나가서 한 병사라도 다쳐야, 인명피해 입어야 그때야 그럼 유죄 내겠느냐 이런 얘기들을 하시는 거군요.
◆ 이희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중사님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복무하신 거예요?
◆ 이희영> 저는 2005년 2월달에 특전사 부사관으로 임관했고 2009년 전역할 때까지는 특전사 707대테러 특수임무대대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방탄복 입고 실제 작전에도 참여해 보신 거예요.
◆ 이희영> 임무가 방탄조끼가 거의 필수인 작전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평시훈련 때도 상시 착용을 하고, 제가 이라크에 파병해서 경호임무 수행할 때도 방탄조끼를 벗고 작전 나가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거죠.
◇ 김현정> 상상할 수도... 이라크에서도.
◆ 이희영> 그렇습니다. 무조건 중요한 거죠, 방탄조끼.
◇ 김현정> 이걸 벗고는 활보할 수 없는 상황. 이 정도로 우리 목숨과 직결된 거다 이 말씀.
◆ 이희영> 네, 직결된 일입니다.
◆ 이희영> 그 당시에서 보급받은 방탄조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때거든요. 하지만 올해 3월에 보니까 감사원에서 철갑탄에 뚫린 방탄조끼를 이야기하면서 해외파병 군인들에 대한 우려를 말하고 있는데. 제가 이라크에 파병 갈 때 2008년도에 해외파병 군인들에게 새로운 보급장비로 방탄조끼를 주었는데 개인적으로 좀 우려는 했습니다.
◇ 김현정> 걱정은 되셨어요?
◆ 이희영> 꼭 이슈가 된 철갑탄이 아니더라도 저희 동료들끼리는 북한이나 중동 지역에서 7.62mm AK소총탄을 쓰는데. 7.62mm 탄에 뚫리는 거 아니야 하고 동료하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만 해도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지만.
◆ 이희영> 이 정도까진 상상 못했죠.
◇ 김현정> 못했지만 정말 두꺼운 총탄이 날아오면 뚫리는 거 아니야, 이런 불안감들은 늘 존재하는군요, 특전사분들한테.
◆ 이희영>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 와중에 무죄 판결까지 났으니 부글부글할 만합니다. 작년 4월에 '방산비리 문제에 통탄하는 특전사 전역자 모임' 이란 걸 만들어서 서명운동도 하고 집회도 하고 그러셨더라고요. 어떤 걸 구체적으로 요구하신 겁니까?
◆ 이희영> 그 당시에는 방산비리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을 강경처벌할 것을 요구했는데 우리나라 한 해 국방비가 약 40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처벌이 약화되거나 무죄 판결 나고 이렇게 되면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똥파리들이... 방송에는 죄송한데, 저는 똥파리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그 똥파리들이 냄새를 맡고 달려들 거고. 사실 똥파리들은 가벼운 존재가 아닙니다. 병으로 치면 암이거든요. 암은 1차 치료가 무조건 절대적입니다. 수술해야 되는데 안 그러면 전이가 생기고 퍼지고 그러니까 과감하게 제거를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강경처벌만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똥파리라는 표현 방송으로 적절치 않다고 하셨습니다만, 방산비리범들이 어떤 존재인지 참 확 와닿는 말이기는 하네요.
◆ 이희영> 아마 이렇게 무죄가 나게 되면 더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근절이 안 될 겁니다.
◇ 김현정> 그래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희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특전사 예비역 중사세요. 이희영 씨의 이야기 먼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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