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원은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간의 일로 희망원을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라며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대구시인권실태조사(전체 직원·생활인), 특별감사, 국정감사 등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겸허히 조치를 받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방송된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부분과 과장된 내용이 대부분으로 소수 제보자의 의견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러한 편파적인 방송에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대응을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8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희망원에서 최근 2년 8개월 동안 수용인원의 10%에 달하는 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금도 각종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임성무 전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천주교의 모습과는 상반된 대구대교구의 태도에 대해 "그동안 대구대교구의 역사적 행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대구대교구가 갖고 있는 역사에서 부끄러운 점 중에 제일 큰 건 친일에 앞장섰다는 거고요. 그 다음에 12·12사태 이후에, 광주(민주화운동) 이후에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는 걸 만들었잖아요. (국보위가) 전두환을 위한 대통령 만드는 기구잖아요. 거기에 (대구) 교구 사제들 두 분이 참여했습니다. 다른 어떤 (천주교) 교구도 참여하지 않았고 오직 대구교구만 참여를 했어요. 시립희망원도 바로 그때 운영권을 받았습니다. 수탁권을 받았죠. 독재권력을 비호하면서 이익을 챙기는 걸로 살았다는 게 저희 대구교구가 갖는 부끄러움 중 하나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희망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분노한 시민들의 성토 글로 들끓고 있다. 희망원은 오는 14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당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진상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권운동가 정중규(58) 박사(재활과학)는 9일 CBS노컷뉴스에 "수용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복지시설의 규모화는 필연적으로 엉뚱한 길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사람을 수백 명, 수천 명 넘게 수용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인간적인 대우가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탈시설화에 있다"며 "사회적 약자들을 시설에 수용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