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코레일, 전철 대체인력 교육 잘 받고 있나요?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5일 저녁, 기자와 코레일 홍보팀 관계자 모두 밤이 깊도록 퇴근하지 못했다.

이날 서로 퇴근이 늦은 이유는 기자가 다음날 아침자로 준비한 '코레일,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무자격' 대체인력 투입하나' 단독 기사 때문이었다.

코레일 사규 상 승무 경력이 없는 열차승무원이 현장에서 일하려면 100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철도노조 파업으로 대체인력 일손이 부족하자 코레일은 3, 4일만 교육시키도록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2012년 단협 당시 작성된 현안합의서에 따라 신규 전동열차 승무원의 최소 견습교육도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주관본부장이 견습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안전을 소홀히 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기사는 쉽게 쓸 수 있었다. 이미 서로 어긋나는 문건과 사규가 코레일의 우려스러운 대체인력 운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기사의 화룡점정으로 남은 것은 코레일의 해명이었다.

하지만 다 만들었다는 해명자료는 '금방 출발했다'는 배달음식점의 거짓말처럼 도착하지 않았고, 기자는 코레일의 해명 없이 기사를 송고했다.

기사가 나간 다음날 저녁, 코레일 측으로부터 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20여분 동안 이어진 통화를 요약하면, 일단 코레일은 채용 공고문과 계획안에서 3~4일 교육일정만 계획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후 내규에서 정한 교육 시간을 준수하도록 재차 공문을 내려보냈고, 이미 100시간 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확인해보니 실제로 코레일은 교육시간 준수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역, 열차승무 외부대체인력 교육계획 알림(영업지원처-3016호) 공문을 작성했다.

하지만 추가 취재에 들어간 7일에도 문제의 공문은 KTX와 일반 열차에 투입되는 대체인력들에게는 도달했지만, 수도권 전철에 투입되는 대체인력들에게는 공문이 발송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2012년 단협 당시 현안합의서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주관본부장이 견습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며 "애초 전철은 공문을 보낼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메트로 등은 기관사와 마찬가지로 열차차장도 전체 인원의 68%를 필수지정인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노조 측이 단순 반복 업무라며 먼저 사측의 요구를 거부해서 필수인력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의중앙선이나 분당선 등 5개 노선 가운데 8량 이하 운행 전동차는 열차차장 없이 기관사 1명만 승무한다"며 철도안전에 관한 차장의 업무중요도가 기사에서 다소 과장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철도노조 측은 "최신 단협에는 빠진 내용을 근거로 공문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철도 안전을 위해 교육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할 것"고 차례차례 반박했다.

이어 "2009년 코레일이 차장을 역무원 등으로 배치하는 등 순환 전보를 강행한 바람에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면서 빚어진 일"이라며 "코레일 주장대로라면 애초 순환 전보 강행부터가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 노선에서 차장 없이 기관사만 승무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차장들의 업무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코레일의 꼼수"라고 주장했다.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결국 수도권 전철은 갱신되기 전인 4년 전 단협사항에 따라 100시간 교육시간을 지키라는 공문은 내려지지 않은 셈이다.

코레일의 핵심가치 중 가장 첫머리는 '안전 우선'이라는 표어가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2, 3일 교육만 받은 대체인력으로 '정상 운행'만 강조하려던 코레일의 안전을 믿기 어려운 사람은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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