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열린 2차 토론에서 트럼프는 토론 시작과 동시에 공개된 자신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대한 클린턴의 비판 발언이 있은 뒤 자신의 해명을 사회자인 ABC 방송 마사 래대츠 기자가 “청중 질문을 드리고 싶다”며 끊고 들어오자 “저는 발언을 할 수 없다는 뜻이냐”고 반문에 나섰다.
트럼프는 또 사회자들이 클린턴의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며 “3대1로 토론을 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NBC 나이틀리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가 홀로 사회를 맡았던 1차 토론과 달리 2차 토론은 ABC 기자인 마사 래대츠와 CNN의 앤더슨 쿠퍼가 공동으로 사회를 맡았다.
두 명의 사회자가 모두 클린턴 편을 들고 있다는 항의인 셈이다.
트럼프는 이날 1시간 30여분간의 토론 내내 자신에게 발언기회를 주지 않는다거나 발언 시간이 불공평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사회자인 래대츠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과 관련해 입장 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가 관련 없는 대답을 하자 “질문에 대해서 답해 달라”고 발언을 끊기도 했고, 이에 트럼프는 “왜 제 발언을 계속 방해하느냐”며 항의했다.
클린턴이 트럼프가 이라크전에 찬성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박하는 과정에서도 앵커가 발언을 정리하려 하자 “클린턴이 발언을 25초나 넘겼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클린턴 후보의 답변이 끝나자 “1분이나 발언을 넘겼는데도 제지를 안했다. 저는 1초만 넘겨도 발언을 중지시켰는데요. 재밌군요”라며 사회자들의 불공정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2차 토론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회자 선정을 놓고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쿠퍼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언론인으로 평가받아왔고, 래대츠는 2012년 결혼식에 오바마가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럼프는 계속해서 '사회자 없는 토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지난 달 12일 CNBC 인터뷰에서도 “아주 불공정한 토론이 되게끔 시스템이 조작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