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지역지 '더 뉴스 트리뷴'은 10일(한국 시간) "이대호는 인상적인 출발을 했지만 후반기에 부진했다"면서도 "우타 1루수가 필요한 시애틀이 대체 자원을 찾지 못한다면 이대호와 재계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애틀과 1년짜리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메이저리그 입성이 보장되지 않는 계약이었지만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극적으로 개막 로스터(25명) 진입을 이뤄냈다.
하지만 빅리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활약할 당시 붙박이 주전이었다. 그러나 미국 무대에서는 달랐다.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 출전을 결정하는 시스템) 탓에 출전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시즌 중반에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무대로 내려가는 아픔도 겪었다. 이런 환경에서도 이대호는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3리(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 4월14일 텍사스전에서 10회말 대타로 나와 끝내기 홈런을 터트려 야구의 본고장 미국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시애틀과 재계약을 맺더라도 이대호의 입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애틀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타자 대니얼 보겔벡을 1루수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FA 자격을 얻은 애덤 린드와는 결별할 가능성이 높다.
더 뉴스 트리뷴은 "보겔벡이 좌투수에 고전할 때를 대비해 우타자가 필요하다"며 "이대호와 재계약하는 것도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대호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애틀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이대호.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