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카드사들은 연체 사실을 5일 정도 지난 뒤에 알려주기 때문에 고객들은 연체이자를 내야하고, 심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카드사들은 고객의 카드대금 연체 사실을 결제일로부터 2영업일 이내에 알려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의 불합리한 연체관리 관행 개선 방안'을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은 결제일로부터 2영업일 이내, 또는 카드사가 연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영업일 이내에 반드시 연체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등으로 통보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고객에게 알리는 통지일이 결제일로부터 최대 5영업일까지 걸려 고객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10만원 이상을 5영업일 간 연체하면 개인신용조회회사(CB)에 등록돼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카드가 정지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 내년부터 금융회사들은 대출거래 약정서에 연체이자 부과 시점을 '기한이익 상실일 다음 날'이나 '한도 초과일 다음 날'로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기한이익이란 법률상 채무의 이행을 연기함으로써 일정기간 동안 얻는 이익을 말한다.
예컨대, 9월 15일이 원리금을 내는 날인데 연체했다면 보통은 한 달, 그러니까 10월 14일까지 원리금을 갚을 경우 채무자 입장에서 기한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10월 15일에는 기한이익이 상실된다. 따라서, 연체이자는 기한이익 상실일 다음 날인 10월 16일부터 징수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기한이익 상실일인 10월 15일부터 연체이자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은행들의 이런 잘못된 관행을 막기 위해 연체이자 부과일을 기한이익 상실일 다음날로 정하도록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들은 소멸시효가 끝나거나 매각, 면책 결정으로 상거래 관계가 끝난 대출채권에 대해선 연체 정보를 5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들이 5년이 지난 후에도 연체 정보와 개인신용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보관해, 법원으로부터 파산 면책 결정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연체 정보를 잘못 등록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신용정보원이 금융회사 4천200곳을 대상으로 등록 신용정보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