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중국 어선 40여 척이 7일 오후 2시 10분쯤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서 남서쪽으로 76km 떨어진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약 7km 침범해 불법 조업에 나섰다.
해경은 3000t급 경비함인 3005함과 1002함을 급파해 고속단정 2척을 내려 접근했다.
하지만, 쇠창살 및 등선방지용 그물을 설치한 중국 어선들은 정선명령에 불응하며 지그재그로 항해하면서 도주했다.
해상특수기동대원 9명이 승선한 고속단정 1호기는 도주하는 중국어선 가운데 중 1척(100톤급, 철선, 쌍타망)의 우현에 접근 계류한 후, 8명의 대원이 등선했다.
대원들은 중국 선원들을 진압하기 위해 절단기를 이용해 철문으로 닫힌 조타실 문 개방을 시도했다.
그 순간, 다른 중국어선이 달려와 1호기를 고의로 들이받았다.
1호기는 강한 충격으로 인해 순식간에 뒤집혔고 그 위를 다른 중국 어선이 지나가면서 바다에 가라앉았다.
1호기에 혼자 타고 있다 바다에 빠진 A(50·경위) 해상특수기동대장은 주변에 있던 2호기가 구조했다.
중국 어선에 오른 해경 대원들은 공포탄을 쏘며 나포를 시도했지만, 중국 선원들은 조타실 문을 걸어 잠근 채 쇠파이프를 들고 격렬히 맞섰다.
또 주변에 있던 다른 중국 어선들도 몰려와 2호기를 위협했다. 해경은 자위권 차원에서 40mm 다목적 발사기, K1 소총, K5 권총 수십 발을 중국어선을 향해 사격했다.
해경은 결국 사고를 우려해 철수 명령을 내렸다. 중국어선에 승선한 대원들은 2호기로 옮겨 탔고 중국 어선들은 중국 해역으로 달아났다.
중국어선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경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경은 현장에서 채증한 사진자료를 판독해 고속단정 1호기를 충돌했던 중국어선의 선명을 확인해 전국해경서 및 유관기관에 수배했다.
중국 해경국에도 ‘수배’와 ‘엄정 조치’를 요청하는 등 중국어선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해경은 불법 중국어선 단속전담 기동전단을 배치해 서해 특정해역과 NLL해역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9일 서울 주재 중국 총영사도 초치해 이번 사고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