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은 지난 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늘 부산영화제에서 평생 놀림당할 일을 저질렀습니다. N을 빼먹음"이라는 글과 함께, 이날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한 장 첨부했다.
그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참석해 '부산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의미를 영문(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으로 적은 손팻말을 들었다.
그런데 이 손팻말에서 '독립'을 뜻하는 'INDEPENDENT'의 철자 가운데 'N'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김의성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셀프디스' 글을 올린 이유다.
김의성은 해당 글에 바로 "대충 보면 모르는데…"라는 댓글을 달았는데,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너무 잘 보여요" "대충 묵음이라 치죠" "외국인이 보면 '도립'" 등의 답글로 호응하고 있다.
"근데 이 글 올리기 전까진 사실 표정 너무 뿌듯해(?) 하셔서 몰랐는데…" "셀프디스 작전 성공을 감축드립니다" "메시지가 중요하죠!! 멋지십니다!! 통쾌하네요!!!" 등의 댓글로 김의성을 위로(?)하는 누리꾼들도 다수 눈에 띈다.
한편 지난 2014년 영화 '다이빙벨'에 대한 부산시의 상영 중지 요청 이후, 부산영화제는 외압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휩싸여 있다. 급기야 그간 영화제를 이끌어 온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영화인들과 부산시 사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감독조합을 비롯한 영화인 4개 단체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올해 부산영화제에 대한 보이콧을 고수하고 있다.
배우 김의성이 개막식 레드카펫 현장에서 손팻말을 든 것도 부산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염원하는 영화계의 뜻에 공감한 까닭이다.
이날 김의성뿐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도 개막식장 입구에서 부산영화제 파행에 대한 부산시의 사과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배부하는 등 영화인들의 행동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