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과 겨울 홍콩 여행을 계획한다면 하루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홍콩의 자연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드래곤스 백은 '용의 등'이라는 뜻이다. 아귈라 반도의 섹오피크, 완참산을 잇는 산길이 마치 용의 척추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2004년 '타임지 아시아'는 아시아 최고의 하이킹 트랙으로 드래곤스 백을 꼽았다. 홍콩 섬에 위치해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 란타우섬
1998년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인 란타우섬에 첵랍콕 국제공항이 문을 열었다. 따라서 홍콩으로 들어서는 이들은 모두 한 번쯤 란타우섬에 발을 딛게 된다. 그동안의 홍콩이 주룽반도와 홍콩섬 등의 도시적인 이미지에 집중됐다면 란타우섬은 홍콩의 새로운 표정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천혜의 자연, 란타우섬에서도 트래킹을 빼놓을 수는 없다. 총 70㎞에 이르는 12개의 코스가 있다. 코스마다 소요시간과 거리 등에 차이가 있으니 상황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숲길과 바다 풍광을 함께 음미할 수 있고 걷는 강도가 제법 있어 걷기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트래킹 코스로 손꼽힌다.
란타우섬 전체를 여행하려면 퉁청에서 출발해 포린 수도원까지 옹핑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25분 만에 란타우섬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을 것이다. 바닥이 뚫린 크리스탈 케이블카와 보통 케이블카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정착역에는 옹핑 빌리지라는 테마 파크가 있다. 불교 체험관, 찻집, 원숭이 설화극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옹핑 빌리지를 따라 쭉 들어가면 포린 수도원에 도착한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청동 대불상이다. 영화 '무간도3'에도 등장했던 이 불상은 '보련선사 좌불청동상'이라고 불린다. 200톤의 무게에 높이만도 26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21년 설립된 포린 수도원은 이 섬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도교와 불교가 공존한다. 원래는 수도승들의 은신처로 건립됐으나 이후 화원과 불당을 모신 대중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오늘에 이르렀다. 포린 수도원에 왔다면 중국식 채식 식단도 놓치지 말자. 중국식 사찰 코스 요리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홍콩 하이킹 캠페인'을 통해 화려한 도심 위주의 홍콩 여행에서 벗어나 자연과 만나보자. 산과 바다의 아름다운 진풍경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
▲ 취재협조=홍콩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