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 함께하자" 치매노인 환심산 뒤 40억 챙겨

"여생을 보살펴 주겠다"며 80대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재산 수십억원을 가로챈 6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승원)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62·여)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13년 7월께 90억원대 자산가 A(82·사망)씨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재산을 빼돌리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A씨는 재산 상속 문제로 유류분(遺留分) 반환소송에서 패소한 상태였다.

이씨는 자신을 한의사 겸 목사라고 사칭하고서 "재산을 그대로 두면 자식들에게 다 빼앗기니 나에게 맡겨라. 돈을 관리하면서 소송비 등으로 사용하고 남은 인생을 보살펴 주겠다"고 A씨에게 접근해 환심을 샀다.

이씨의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은 A씨는 그해 10월 법무법인을 찾아 이씨에게 전 재산을 양도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씨가 2014년 9월까지 A씨가 소유하고 있던 서울 소재 빌라와 부동산, 펀드 매각대금 등을 팔아 챙긴 금액은 약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A씨 재산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처벌을 피하려고 A씨와 혼인 신고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치매로 사고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재산을 편취했고 지금까지도 유족들에 대한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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