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카카오, 하반기 채널탭·광고로 반격…네이버 독주 막을까?

임지훈 대표, '연결' 가치·사업방향 강조… '글로벌 진출·성과 기대는 아직'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지금까지는 콘텐츠 중심, 앞으로는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까?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습니다"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카카오 임지훈 대표가 자사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커넥트 에브리씽-파트너플랫폼'이라는 주제로 글을 올렸다. 이는 지난 '1월 리더들이 항상 마음속에 두면 좋을 질문 2가지'라는 글을 올린 뒤 9개월 만이다.

카카오는 지난 1일 다음카카오 합병 2주년, 임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았지만 좀처럼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글로벌 진출로 승승장구 중인 네이버와 비교당하고 있다. 임 대표는 최근 한 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을 브런치에 게재, 공유하면서 향후 사업방향과 목표를 밝혔다.


◇ 임지훈, 9개월 만에 브런치에 글 게재…'연결' 가치·사업방향 강조

임 대표는 지난 4일 오전 자신의 브런치에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까', '하루동안 파트너들과 함께 만드는 연결' 등으로 서두를 연 뒤 1년 전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온 '연결'의 가치를 카카오가 실현해오고 있다는 것을 거듭 밝혔다. 또 '연결'을 통해 게임, 콘텐츠, 커머스, 운송수단 등 4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 대표는 '콘텐츠 중심에서 채널탭과 메시지가 진화하면 나와 세상의 연결에서 혁신적인 경험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하반기 반격을 예고했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가 4일 다음카카오 합병 2주년, 취임 1주년을 맞아 자사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향후 사업방향과 목표에 대해 글을 남겼다. (임지훈 대표 브런치 캡처)
카카오는 지난해 선보인 채널탭에서 연예·스포츠·패션·뷰티·동영상 다양한 콘텐츠를 배치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러스친구를 테스트 중이다. 발행된 콘텐츠는 채널 탭에 노출되거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 이용자들은 플러스친구를 구독 및 공유하거나 댓글도 달 수 있다. 2분기 기준 카카오톡 채널탭 월 이용자수는 2600만이다.

임 대표는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카카오톡은 유저와 세상, 유저가 원하는 파트너와 콘텐츠를 연결해주는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뉴플친 프로젝트'를 통해 카카오톡 세번째 탭에서 좋아하는 것을 구독하는 습관을 만들고 있고,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비즈니스 모델의 방점은 '광고'다. 광고는 온라인 서비스의 핵심 돈줄이지만 이를 통한 카카오 수익은 지속적으로 빨간불인 상황이다. 당장 지난 2분기 광고 플랫폼 매출은 PC 트래픽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12.1%나 줄어들었다.

PC 검색 광고의 압도적 1위인 네이버가 모바일 검색 광고도 빠르게 공략하면서 양사 광고 매출 차이는 급격히 벌어졌다. 지난해 2분기 카카오 광고 매출은 1507억원, 네이버는 5586억원으로 3.7배 차이가 났다. 올해 2분기는 격차가 5.3배로 벌어졌다.

◇ 월 이용자 1000만명 '채널탭', 광고사업재정비로 실적 만회 나선다

카카오는 채널탭을 독자들과 콘텐츠 생산·유통사가 만나는 창구이자 광고 등을 배치하는 수익모델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뉴플친' 서비스로 메시지 자체도 진화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이것이 콘텐츠 유통방식 진화하면 잠재 파트너들도 같이 가는 영역으로 넓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월 이용자가 1000만명에 달하는 웹툰·웹소설도 유료 콘텐츠로 키울 방침이다. 이에 따라 채널탭에는 메신저와 SNS 기능을 통합한 광고 상품을, 웹툰 등에는 다양한 광고모델을 접목시켜 수익을 극대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카오는 광고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다. 먼저 미판매된 공간에 외부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애드 익스체인지'를 도입했다. 장기적으로는 광고주들의 비용 대비 광고 효과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광고사업부문도 신설했다. 새로운 부문장으로 NHN(현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LG전자 등을 거친 여민수 부사장을 부문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광고 사업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포털 서비스 및 상품 개편과 내년 초 카카오채널 광고 도입이 예정돼 있어 매출 하락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본격적인 매출 반등을 위해서는 한층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8만 2300원이다. 이는 다음카카오 합병 당시인 2014년 10월 1일 주가 16만 6500원에 비해 약 절반이 줄어든 수치다.

◇ O2O 내수 시장에 머무르는 카카오, 글로벌 전략은?

카카오가 내수 시장에 머무르는 것도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다음카카오'에서 '다음'까지 버려가며 '카카오(톡)'를 필두로 각종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수익이 보이지 않는데다 야심차게 준비한 서비스들은 잇따라 골목상권 침해 논란만 일으키는 것도 아쉽기만 하다. 이는 국내라는 좁은 시장에서 절박하게 수익모델을 찾다 보니 생긴 문제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경쟁사인 네이버는 라인, 브이앱, 스노우 등을 앞세워 동남아를 비롯, 최근에는 프랑스 현지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육성하는 펀드에 투자하면서 글로벌로 쭉쭉 뻗어나가고 있어 카카오는 계속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카카오 역시 글로벌 진출을 숙원 사업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당장은 수익화 모델 구축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은 중국에 수출하고 있고 웹툰·웹소설도 해외 현지 플랫폼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을 연결하는 단계"라면서 "뚜렷한 실적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 아래 O2O 사업 선점에 나선 카카오는 올 연말에는 주차장 예약앱 '카카오파킹'을, 내년 상반기에는 청소도우미 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을 선보이며 운송수단 O2O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는 해당 분야의 강점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진행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출시 예정인 카카오 주차서비스 역시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브런치 말미에서도 "(카카오가)각 분야에서 잘하는 스타트업을 과감히 인수 및 투자해왔다"면서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말을 남긴 점으로도 미뤄 하반기에는 스타트업 투자나 M&A에 좀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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