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상하면 기업 이전할 것처럼 엄포를 놓으면서 정작 자신들이 낸 준조세는 법인세의 1.5배나 됩니다. 준조세 뜯기기 싫으면 당당히 법인세를 내라는 것입니다.” (김부겸)
5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전경련이 앞장서 돈을 걷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과 법인세 인상 문제가 서로 맞물리면서 야당이 파상공세를 펼쳤다.
전경련이 법인세 인상에는 반대하면서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어서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 재단 같은 곳에 사실상 준조세를 납부하고 있다는 것. 야당은 전경련을 해체하고 당당하게 인상된 법인세를 내야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같은 당의 김부겸 의원도 “담합 행위를 사면받은 건설업계가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을 만들어 550억원을 출연하기로 약정하고는 10억원 정도만 냈는데 미르재단에는 돈을 다 냈다”며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전경련은 법인세를 인상하면 기업을 이전할 것처럼 엄포를 놓으면서 정작 자신들이 낸 준조세는 법인세의 1.5배가 된다”며 “법인세를 더 올리자는 것도 아니고 깎아준 것을 원상복구하자는 것인데 준조세를 뜯기기 싫으면 당당히 법인세를 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가 미르재단을 지정기부금 단체로 승인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천서에 직인이 없는데도 그대로 통과시킨 점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필수서류에 직인이 없는 것을 승인했다는 것은 행정시스템이 망가졌거나 윗선에서 결정돼서 형식적으로 했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런 실수가 흔한 것인가”라고 다그쳤다.
박 의원은 또 “전경련이 미르재단을 해산하면 재산은 국가에 귀속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며 “전경련이 미르재단을 자진해산한 뒤 국가귀속 재산을 다시 증여받아 새로운 법인을 운영할 수도 있다”며 공세를 펼쳤다.
유 부총리는 이에대해 “(새 공익법인이) 상황에 맞고 사업목적이 어떤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가 질의가 계속되자 “의혹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공익법인이 재산을 증여받는 것에 협의해줄 수는 없다”고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지정 기부금단체 지정에 대한 사업 내용은 주관부처가 하는 것이고 기재부는 형식적 요건을 지정하는 것일 뿐이 아니냐”며 유 부총리에 대한 엄호에 나섰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미르재단 의혹과 법인세 인상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반면, 여당 의원들은 재정건전성 문제,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입장과 계획, 한진해운 사태 대책 등을 주로 따져 물었다.
한편 이날 기재위 국감에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취업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의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가 격돌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이 법원에서 인사청탁이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만큼, 지난해 국회에서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를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고 위증고발 의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재판이 진행 중이고 본인이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국정감사의 범위를 일탈하는 일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