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회장은 5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다른 4명의 쟁쟁한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지난 3월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통합된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에서 회장직에 올라 초대 통합체육회장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게 됐다.
이 신임회장은 총 유효득표수 892표 중 294표를 받아 회장직에 당선됐다.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을 맡아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이기흥 신임회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지냈고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았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체육회 부회장으로도 일했다.
이 신임회장은 이날 임기가 종료되는 김정행, 강영중 공동회장을 대신해 오는 6일부터 2021년 2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이 새 회장의 임기 내에 펼쳐진다.
이 회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친 장호성(61) 후보는 213표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전병관(61) 후보가 189표로 3위, 이에리사(62) 후보가 171표로 4위, 장정수(64) 후보가 25표로 5위에 자리했다.
총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당선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바뀐 선거방식도 당선자 예측을 어렵게 하는 지표였다.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체육회 대의원만 참여하는 이전까지의 선거에서 탈피해 대규모 선거인단이 나서 공정성을 높였다. 선거인단의 규모는 대한체육회 대의원 62명을 비롯해 회원종목단체 710명, 시·도체육회 278명, 시·군·구 체육회 355명 등 총 1405명에 달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받아 선거를 진행했다.
강영중 대한체육회 공동회장은 선거에 앞서 "체육회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히고 "새로 선출되는 회장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체육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까지 표심을 잡기 위해 힘을 쏟았다. 그는 "체육인들과 함께 웃고 울며 동고동락해왔다. 체육인들의 염원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손쉽게 운동에 접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하며 선거인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머지 후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장정수 후보는 "한국 체육을 세계로 진출시켜 우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곳곳을 찾아다니며 여러분의 심부름꾼이 되겠다"며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으로 단상에 오른 이에리사 후보는 "지방 체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해 재정확대를 보장하겠다. 소외된 종목들과 함께 가겠다"며 "회장직에 선출되더라도 공약을 지키지 못한다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장호성 후보는 "대한체육회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까지 진정한 화합과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떨어진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세워드리겠다. 더 나아가 재정 지원과 고용안정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전병관 후보는 "배는 선장에게, 비행기는 기장에게, 체육회는 체육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체육인들의 보수 인상 및 지방 체육 단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소견을 모두 들은 선거인단은 투표에 임했고 그 결과 이 당선자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아 회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