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카운트 한 개 남기고 시작된 '염갈량 매직'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 (사진=넥센 제공)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이 적절한 선수 기용으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염갈량'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염 감독의 작전이 빛난 경기였다.

넥센은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의 불펜 투수 이보근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 스캇 맥그레거는 7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7승 사냥에 실패했다.

NC 선발 장현식은 9회말 2아웃까지 무실점 투구로 데뷔 첫 완봉승을 눈앞에 뒀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최종 8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NC가 4회 선취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에도 '0'의 행진은 계속됐다.

넥센은 상대 선발 장현식을 공략하는 데 실패하며 9회초 2아웃까지 0-1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던 상황. 염경엽 감독은 9번 타자 김민준을 대신해 홍성갑을 타석에 올렸다. 이때부터 '염갈량'의 매직이 시작됐다. 홍성갑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내 출루에 성공했다.

2사 1루에서 서건창이 타석에 들어섰다. 염 감독은 홍성갑을 빼고 대주자 유재신을 투입했다. 장타가 나오면 발이 빠른 주자를 이용해 동점을 만들려는 선수 기용이었다. 그리고 이 작전은 제대로 적중했다. 서건창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깊숙한 2루타를 날렸고 유재신은 무사히 홈을 밟았다. NC는 9회말 공격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고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염 감독의 대타 작전은 또 NC를 흔들었다. 연장 10회초 윤석민의 안타와 김민성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 상황. 채태인을 대신해 대타 김지수가 타석에 나섰다.

김지수는 바뀐 투수 이민호의 초구를 걸러내고 2구째 공을 공략했다.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됐고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만들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는 9회초 대주자로 나섰던 유재신이 침착하게 볼넷을 걸러내 밀어내기로 1점을 더 추가했다.

염 감독의 적절한 선수 기용이 일궈낸 값진 역전승이었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승부처였던 9회말 2사 1, 3루에서 이호준을 대타로 기용했지만 긴 합의판정 끝에 1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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