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에 창단 첫 우승을 선사한 전광인의 말에는 의지가 가득 담겨있었다. 매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은 한국전력. 그런 팀에 몸담고 있는 전광인은 세간의 평가가 늘 불편했다.
하지만 이제 한국전력은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광인이 있었다.
한국전력은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1(25-20 18-25 25-19 25-21)로 제압하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10번의 KOVO컵 대회에서 모두 예선 탈락을 경험했던 한국전력이 드디어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광인은 한국전력 우승의 일등 주역으로 꼽혔다. 이날 19점을 쓸어담은 전광인은 24점을 올린 팀 동료 아르파드 바로티를 제치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성공률 69%의 정확도 높은 공격을 펼친 전광인의 수상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설움을 날린 우승에 전광인의 기쁨은 더했다. 그는 경기 직후 "지난해까지 상대 팀들이 한국전력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면서도 들어온 얘기다"라며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독기가 생겼다. 이번 시즌에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사실 대회 개막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전력을 우승 후보로 꼽은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급변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컵은 한국전력이 차지했다.
소속팀에서 처음으로 우승의 맛을 본 전광인 "큰 선물이 온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이번 승리로 인해 앞으로 다가올 시합에 자신감이 붙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우수선수 수상으로 상금 300만원을 받은 전광인은 팀을 위해 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그는 "형들이 공금으로 쓰자 했다"며 "다같이 쓰는 것이니 좋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