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청주·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대회가 열리는 청주실내체육관. 대한항공과 준결승전을 앞두고 만난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윤봉우(34)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한 윤봉우는 지난 6월 우상조와 트레이드되면서 한국전력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배구선수로는 적잖은 나이지만 신영철 감독에게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는 존재였다.
신 감독은 "윤봉우는 성실하고 솔선수범하는 선수다"라며 "어린 선수들이 윤봉우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고 높게 평가했다.
단순히 경기 외적인 모습을 전한 말이었다. 그러나 경기 내적으로도 윤봉우는 한국전력의 핵심 선수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인 윤봉우 덕에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 (25-23 25-21 25-23)으로 제압하고 창단 첫 컵 대회 결승행을 확정했다. 전광인(17점)과 아르파드 바로티(15점)가 팀 공격을 주도했다면 윤봉우(5점)는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그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고비때 마다 터진 윤봉우의 블로킹은 한국전력에 계속된 리드를 선사했다. 1세트에만 3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윤봉우는 대한항공을 높이로 찍어 눌렀다.
윤봉우가 앞에서 버텨주니 나머지 선수들의 부담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범실이 줄어드는 효과는 덤으로 따라왔다.
윤봉우는 이날 양 팀 최다인 4개의 블로킹을 선보였다. 대한항공의 전체 블로킹 숫자인 6개에 불과 2개 적은 수치였다. 그만큼 윤봉우의 높이는 빛났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 역시 성실함 그 자체였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순간에도 윤봉우는 대한항공의 공격을 막기 위해 거침없이 솟구쳤다. 이 때문인지 대한항공의 공격 범실은 쌓여 갔다.
11년간 몸담았던 현대캐피탈을 떠나 한국전력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윤봉우. 그의 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