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3세인 이 원장은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성을 지른 뒤 화장실에서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먹겠다"고 말하는 등 기이한 언행으로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한중연 이사였던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이기동 원장을 신임 원장으로 적극 추천했고, 정부의 찬성으로 관철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신임 원장 선임을 위해 열린 한중연의 제83차 정기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회의가 시작되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본연의 역할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국사편찬위원을 역임하는 등 역사와 전통에 뛰어난 식견을 갖춘 동국대 이기동 석좌교수를 추천"한 것으로 돼 있다.
유 의원은 "이배용 전 원장의 연임을 주장하는 이사 3명, 이기동 교수를 추천하는 이사 3명이 팽팽히 맞서다 이기동 교수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이기동 교수를 추천한 이사는 이승철 부회장, 이영 교육부 차관,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실제 회의에는 당연직인 정관주 차관 대신 윤성천 인문정신문화과장이 대신 참석했다.
특히 이영 차관은 관리자 경험 부족과 박사학위 미취득을 지적하는 이사들 발언에 "우려한 사항은 교육부 차원에서 적극 보완하겠다"거나 "검토 결과 결격사유가 아니다"라고 이기동 교수를 적극 지원했다.
유 의원은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을 주도하고, 안종범 수석과 연결해준 핵심 고리인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이기동 원장을 추천했다"며 "정권의 실세인 전경련 부회장이 한중연 이사회에 들어가 원장 선임을 좌지우지하고 정부부처 차관들은 실세의 거수기 역할을 해서는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등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유 의원의 질의에 이 원장은 "목숨을 걸고 얘기하는데 교육부나 청와대로부터 얘기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 도중 고성을 질렀다.
그러다가 갑자기 "신체상의…"라고 말하며 위원장의 허락을 받지 않고 화장실로 간 뒤 "내가 안하고 말지. 이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 먹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국감이 정회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옹호한 대표적 원로학자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선언 교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정화 찬성 주장을 폈다.
이밖에도 이 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제주4.3 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국회의원에게 '선생'이라는 호칭을 반복해서 쓰고, 맥락이 없는 말을 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