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한다던 '유독성분' 물티슈…여전히 시중유통

가습기참사넷 "환경부·식약처, 업체에만 떠넘겨…시스템 구멍"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이 검출된 일부 물티슈 제품이 여전히 시중에 유통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인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28일 "CMIT/MIT가 검출돼 당국이 회수 조치를 내린 태광유통의 물티슈 '맑은느낌' 제품이 저가 제품 유통매장 등을 통해 아직도 널리 팔리고 있다"며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터진 뒤인 2012년 환경부에 의해 유독물로 지정된 물질이다.

네트워크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지난 19일 서울 용산 갈월동의 한 매장에서 유통중인 해당 제품은 '고급 물티슈'란 표지가 붙은 채 기존 가격의 절반인 100매당 1천원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해당 물티슈 제조사인 태광측은 "회수 대상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 사이 제조된 제품들로, 그 이후 생산 제품은 문제가 없다"며 "해당 제품들에 대해 계속 회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영세 소매업체에는 아직 일부 제품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CMIT/MIT 성분이 검출된 화장품 59종과 해당 물티슈 명단을 발표하면서 "곧바로 판매중단 및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시중 유통 사실이 확인되면서 '눈가리고 아웅' 식의 대응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힘들게 됐다.

네트워크는 "정부는 그나마 드러난 유해 제품들의 회수도 해당 기업들에 맡기고 있다"며 "생활화학제품들에 대한 사전 사후 안전 검증 시스템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고 있음이 다시 한 번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약 등 11개 제품에 해당 성분이 함유된 것에 대해서도 "식약처가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며 "그저 무능을 탓하며 넘길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네트워크는 또 "원료공급업체인 미원상사에 책임을 떠미는 식약처의 논리는 그동안 CMIT/MIT의 최초개발업체인 SK케미칼에 대한 당국의 소극적 대처와는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SK케미칼과 애경이 연이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가 바로 CMIT/MIT를 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며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유독 물질들이 아직도 우리 곁에 버젓이 놓여 있는 셈"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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