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석인 (인천 양도초등학교 교장)
◆ 이석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양도초등학교. 강화군이 굉장히 큰데 그게 어디쯤에 있는 겁니까?
◆ 이석인> 강화군 서쪽에, 외포리 쪽에 있습니다.
◇ 김현정> 외포리 쪽에? 그런데 처음 학교에 부임하셨던 게 언제세요?
◆ 이석인> 2010년 9월 1일자로 교장으로 왔었죠.
◇ 김현정> 그런데 그때 와보니 전교생이 몇 명이던가요?
◇ 김현정> 27, 28명. 그러다가 더 떨어져서 23명까지 간 거예요?
◆ 이석인> 네. 그다음 해 3월이 되니까 졸업하고 나서 23명. 제가 근무하면서도 계속 폐교 대상 학교로 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그랬군요. ‘안 되겠다, 학교를 다시 살려보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하신 거예요?
◆ 이석인> 그래서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니까 학교에서는 그때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 교장 공모제를 했죠. 그때 제가 응모를 해서 이런 프로그램 가지고 학교를 해 보겠습니다, 신청을 했었죠.
◆ 이석인> 네, 네. 계절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봤어요. 봄,여름,가을,겨울 해서요. 봄에는 이름을 풀빛 계절학교, 여름에는 물빛, 가을에는 하늘빛, 겨울에는 눈빛, 이렇게 해서 일주일씩 아이들하고 자연에서 숲 체험도 하고 계곡 체험도 하고 갯벌 체험, 망둥어 낚시, 김치 담그기부터
◇ 김현정> 김치도 담그고 된장도 담그고? 농사도 짓고?
◆ 이석인> 네. 된장도 담그고. (웃음)
◇ 김현정> 그럼 이건 그 학교 학생들만 하는 게 아니라 외부 아이들까지 신청을 받아서 하셨단 얘기예요?
◆ 이석인> 네. 그래서 저희가 23명이니까 외부 아이들 23명을 자원을 받았어요.
◇ 김현정> 전교생 23명이니까, 외부 아이들도 23명?
◆ 이석인> 네. 받아서 아이들한테 일주일 동안 시골학교 체험활동을 시킨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시작됐군요.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농사 짓고 된장 담그고 힘들어하지 않던가요?
◆ 이석인> 아이들은 시골에서 또 자연에서 하는 놀이를 워낙 몸으로 즐거워하더라고요. 2011년도인가 처음 왔던 아이가 일주일 살아보고 나서 집에 가서 막 떼를 썼대요. 나 그 학교 보내달라고. 아니면 학교 안 다닌다고. (웃음) 부모는 전혀 보낼 수 없는 상황이고 생업을 하기 때문에. 그런데 그쪽에서 또 다른 분이 같이 고민했나 봐요. 그래서 ‘가시면 우리 애도 같이 데려가 주시겠습니까?’ 그래가지고 한 어머니가 방을 하나 얻고, 다른 아이까지 데리고 와서 한 2년을 살다가 중학교가면서 다시 인천에 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지금 중학교 갔는데도 자기네끼리 애들이 몇 명 안 되니까 방학이면 서로 왔다 갔다 하고요. 지금 중학교 2학년인가 그런데 아주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됐다고 좋아하더라고요.
◇ 김현정> 세상에.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23명이 74명까지 늘은거군요?
◆ 이석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도시에서 그렇게 아이들이 하나둘 유입이 되다 보면 원래 살던 토박이들, 시골 아이들하고 마찰이라든지 이런 건 없어요?
◆ 이석인> 토박이 아이들이, 여기가 양도면이에요. 착할 양 자예요. 그래서 아주 성품들이 워낙 좋은 아이들이었어요. (웃음)
◇ 김현정> 착한 아이들. (웃음)
◆ 이석인> 거기다가 친구들이 얼마 없으니까. 심지어 한 학년에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이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친구가 오니까 너무나 반갑고 사람을 귀하게 대접해 주었죠.
◆ 이석인> 안타깝죠. 그건 아이들의 마음이 아니죠. 부모들의 욕심이죠.
◇ 김현정> 욕심이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성공합니까?
◆ 이석인> 저는 아이들 어릴 때는 아이에 맞는 교육을 본성에 맞는 교육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집을 지을 때도 기초 없이는 막 빨리 쌓아 올려간다고 건물이 튼튼한 건 아니잖아요. 요즘에 지진 얘기도 있고 한데, 큰 태풍이 불수록 기초가 가장 중요한데 사람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기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기초를 튼튼히 하는 교육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친구들과 많이 부대껴야 하고 그러면서 자라는 거죠.
◇ 김현정> 지난주에만해도 아이들하고 강화도 곳곳을 누비고 오셨다고요?
◆ 이석인> 네. 도보백리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요.
◇ 김현정> 도보백리?
◆ 이석인> ‘강화 도보백리’라고 해서 강화에 사니까 지역 사회도 좀 알고 한 바퀴 돌다 보면 인내심도 키우고 의형제 모둠이라고해서 학년 구분 없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모둠을 만들어요. 가다 보면 동생이 울면 형이 업어주기도 하고 또 손 붙잡고 가고 또 이야기도 하고 하면서 그러면서 걷습니다.
◆ 이석인> 저희가 석모도를 돌고 왔는데요. 참 아름답습니다. 왼쪽으로는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고 갯벌도 있고, 오른쪽으로는 황금 물결이 넓은 평원으로 되어 있고. 이 넓은 대자연을 아이들이 돌아보면서 이 가슴에 다 담고 푸른 하늘을 닮아가자하면서 그러고 걷습니다.
◇ 김현정> 상상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데요. 교장선생님, 거기서 우리 병아리 아이들 잘 키워 주시고요. 이 학교가 무럭무럭 더 성장해 나가기를, 그래서 다른 시골학교들의 좋은 표본이 되기를 저도 기도 하겠습니다.
◆ 이석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석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천 양도초등학교 이석인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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