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하면 차 한 대 뽑는다' 우스갯소리가 사실로 '충격'

강릉원주대 총학생회, 대학축제서 1천800여만 원 차익 챙겨

'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하면 차 한 대 뽑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또다시 사실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학생을 대표해야 할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상대로 이익을 남겨 주머니에 챙겼다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전통이다"는 해명은 대학가를 더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소문으로 존재했던 의혹이 사실로 4개월 만에 밝혀졌지만, 그동안 어떠한 감사도 받지 않아 학생사회 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5월 25∼27일 강릉원주대 축제인 대동제를 주관한 총학생회는 축제에 필요한 각종 물품과 주류 등을 매입 후 학과에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는 8만 원에 사들인 몽골 텐트를 28만 원에, 800원짜리 소주는 1천100원, 1천100원짜리 맥주는 1천500원에 파는 등 물품을 매입 원가보다 비싸게 팔았다.

이 같은 방법으로 남긴 차액은 1천857만5천900원에 달했다.

준중형 차량 한 대 정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주류는 지불한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페이백으로 차익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주류 업체 영업사원과의 술자리를 통해 알게 된 단과대학 회장들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밝혀졌다.

그런데도 총학생회장 신모(25) 씨는 지난 26일 이와 관련한 설명회에서 "매년 관례로 해오던 전통이다"는 해명으로 논란을 키웠다.

신 씨의 말대로라면 수년간 학생들의 돈이 총학생회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신 씨는 혼자만의 횡령인지, 총학생회 임원들이 가담하거나 횡령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MT나 신입생 환영회 같은 다른 행사에서도 횡령이 있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생은 "제일 화가 났던 것은 '이게 관행이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과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이전 총학생회도 다들 횡령했다는 의미가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총학생회는 축제 후 어떠한 감사도 받지 않았다. 학교 역시 별다른 의심을 하지 못했다.

감사기구이자 견제기구인 총대의원회는 "총학생회비에 대해 회계감사는 하지만, 축제는 총학생회가 학교에서 예산을 받아 진행하기 때문에 감사 권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총대의원회는 뒤늦게 총학생회 특별감사와 학생회칙 개정 등 방안을 찾고 있다.

29일 대의원총회를 소집해 총대의원회의 성명서 발표와 총학생회장 해임안, 학생회칙 개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29일 한 차례 더 설명회를 하고 밝혀지지 않은 의혹에 대해 해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학생들은 총학생회장 신 씨 등을 수사기관에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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