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보이콧에 기재위 국감도 파행… 내일 여야 간사 합의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끝내 파행됐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대회의실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조경태 위원장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반발하며 전원 불참한 바람에 개회조차 못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회대표를 제외한 전원, 국민의당 의원 3명 등 13명이 참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의 국회 일정 보이콧을 일제히 규탄하고 국감 복귀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기재위 간사를 맡은 박광온 의원은 "국정감사는 국가와 국민과 국회 발전을 위해 매우 소중한 헌법 사안"이라며 "새누리당의 정치적 결정으로 국정감사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될 상황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조 위원장과 새누리당 위원들이 국정감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속히 국정감사장에 와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조 위원장에게 방금 전 문자메시지 보냈다"라며 "내용은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 국회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상임위원장으로서 국감장에 오셔서 기재위 국감을 진행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였다. 빠른 시간 내에 와주시기를 다시한번 요청드리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위원장의 사회권을 야당 간사가 넘겨받아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민주 이언주 의원은 "해임건의안에 항의하거나 불만을 표시할 수 있지만, 국정감사를 볼모로 국회의원으로서 해야할 일을 방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법상 위원장이 사회를 거부할 경우 다른 교섭단체 간사가 사회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데, 위원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안한다면 사회를 거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매우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새누리당은 최순실 게이트가 국민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막는 것보다 급한 일 없다는 생각에 지금처럼 행동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어 "이것은 새누리당, 청와대를 위한 당리당략의 기준일 뿐, 국가와 국민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무책임하고 비이성적인 행동"이라며 "위원장이 오후까지 오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다수당 간사가 사회권을 맡아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해운 네트워크는 한 번 무너지면 복원이 안 되는 문제다. 골든타임이 이미 지나가는데 법원에 맡겨놓고 나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정부와 국회가 어디 있느냐"고 질타하며 회의 진행을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에 있을 때 조 위원장이 친노 패권을 비판하더니 왜 친박 패권에 휘둘리느냐"라며 "친박세력의 포로로 잡히지 말고 위원장으로서 임무에 충실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영선 의원은 "기재부가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다 받아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국감이 진행되지 않아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겠다"고 말하고, 두 재단의 월별 수입지출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정감사 첫날부터 파행을 겪은 기재위는 다음날인 28일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국감 일정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조경태 위원장과 통화한 결과, 현실적으로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날 오전 여야 간사회의 열어서 정상화 방안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감사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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