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27일 오전 같은 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저는 그저 제 양심과 소신이 시키는 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날부터 국정감사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세균 의장 사퇴를 위해 분투하시는 모든 의원님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제가 생각해왔던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어제 밤에도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동해상에서 헬기훈련 중이던 조종사와 승무원 세 명이 헬기 추락으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안보 위기 국면임을 상기시켰다.
그는 "제가 초선때 처음 국회에 들어오면서 정치가 이제는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저부터 기본을 지키지 못해왔는지도 모른다"고 술회했다.
김 의원은 "저는 당의 대변인을 두 차례나 지냈고 지금은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다. 저는 저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의원은 국감 복귀와는 별개로, 정세균 의장 사퇴를 압박하는 당의 방침은 계속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예상 밖 상황이 벌어지자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김 의원을 극구 만류했지만 뜻을 굽히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방침을 논의하기로 했다.
비박계 중진인 김 의원은 당 혁신비대위원을 맡으며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주도하거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주요 계기마다 강성 발언을 해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 의원의 복귀로 인해, 이틀째 공전 중인 여당 위원장 몫 상임위 8곳 가운데 1곳은 일단 회의 시작(개의)은 가능하게 됐다.
물론 김 의원을 제외한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참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하지만 여야 대치가 초유의 대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지도부의 전략 부재에 대한 당내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영우 의원이 새누리당 국방위원에게 보낸 전문 |
<새누리당 국방위원님들께> 저는 오늘 오후부터 국정감사에 임하기로 했습니다. 정세균 의장 사퇴를 위해 분투하시는 모든 의원님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생각해왔던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국회는 상임위 위주로 운영돼야합니다. 특히 각 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저는 국방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어제밤에도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위해 동해상에서 헬기훈련 중이던 조종사와 승무원 세명이 헬기추락으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입니다. 저는 그저 제 양심과 소신이 시키는대로 행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초선때 처음 국회에 들어오면서 정치가 이제는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보입니다. 저부터 기본을 지키지 못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당의 대변인을 두 차례나 지냈고 지금은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습니다. 저는 저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이것은 저의 소영웅주의가 아닙니다. 거창한 이념이나 시대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기본을 지키고자하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의 위협이 더 한층 가중되고 있는 상태에서 국방위의 국정감사마저 늦추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장병들이 누구를 믿고 경계근무와 훈련에 임하겠습니까. 새누리당 국방위원님들께는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와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후에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점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