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野 단독국감…지연, 중단 등 곳곳 파행

새누리당 12개 상임위 전면 불참…정세균 의장은 국감 2~3일 연기 요청

(사진=박종민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헌정사상 처음 야당 단독으로 전면 실시되면서 늦게 개의하거나 아예 개의조차 못하는 등 곳곳에서 파행을 빚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감 첫날인 26일 국회와 정부세종청사 등에서 열리는 12개 상임위원회(전체는 16개) 모두에 대한 참석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외교통일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각각 여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참석한 정도다.

이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여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오전 10시 50분 현재 개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국방위의 경우 사회권을 가진 김영우 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함에 따라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단 국감 참석 대상인 국방부 간부와 군 지휘관 등에 대해 정위치로 복귀할 것을 요청했고, 이날 오후 3시까지 새누리당의 참석을 지켜본 뒤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도 오전 10시쯤 일제히 개의했지만 대부분 본질의는 하지 못한 채 의사진행발언이나 자유발언 등이 이어지며 사실상 공전되고 있다.

환노위의 경우 더민주 서형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23일 이뤄진 새누리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비판하고 여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며 초반부터 마찰을 빚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여당의 참석을 촉구하는 한편 여당의 필리버스터 행태를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무제한 발언 기회를 줌으로써 의사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식사 시간을 요구하는 등의 수법을 편법적인 ‘필리밥스터’로 명명하며 청와대 배후지시 여부를 캐묻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경우는 10시4분 개의했지만 새누리당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장병완 위원장이 10시42분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속개 시간은 여야간 협의 경과를 본 뒤 추후 통지될 예정이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더욱 관심을 끌게 된 농림축산식품부(위원장. 더민주 김영춘 의원)의 경우는 일단 피감기관장인 김재수 장관의 선서를 포함해 감사는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질의는 차관에게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채 오전 10시 10분쯤 개의했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새누리당이 참석할 수 있도록 국감을 2~3일 연기하는 방안을 요청했지만 야당은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정세균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선언하는 배수진을 침으로써 타협 여지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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