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까지 번진 강정호 빈볼, 속임 동작이 발단?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사진=노컷뉴스DB)
피츠버그의 강정호(29)가 아찔한 빈볼을 당했다. 주심은 빈볼을 던진 투수에 바로 퇴장을 명령했지만 결국 벤치 클리어링까지 일어났다.

강정호는 26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니아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6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강정호는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상대 선수의 부상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빈볼 대상으로 지목됐다.

강정호의 빈볼은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워싱턴의 선발 A.J. 콜은 초구를 강정호의 등 뒤로 날아가는 위협성 직구를 뿌렸다. 깜짝 놀란 강정호는 급히 허리를 숙여 가까스로 공을 피했다. 콜의 투구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주심은 지체없이 퇴장명령을 내렸다.

흥분한 양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큰 몸싸움까지 번지지 않았지만 한동안 설전이 이어지며 경기가 중단됐다.


이러한 빈볼이 날아든 이유는 앞선 강정호의 수비 동작이 문제가 됐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워싱턴의 브라이스 하퍼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깊숙한 타구로 3루까지 내달렸다. 이때 3루 베이스를 지키던 강정호는 공이 옆으로 빠졌지만 하퍼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태그 동작을 취했다. 강정호가 공을 잡았다고 판단한 하퍼는 급히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고 이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해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퍼는 지난해 역대 최연소 만장일치 기록을 세우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정상급 선수다.

하퍼는 고통을 호소하면서 강정호에 불만섞인 제스처를 취했고 강정호는 미안하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팀의 중심 타자인 하퍼의 부상은 워싱턴에 치명적으로 다가왔고 공수교대 후 강정호에 빈볼을 던지기에 이르렀다.

경기 이후 워싱턴의 더스틴 베이커 감독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강정호의 속임수 동작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강정호는 지역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 인터뷰에서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 상대 주자를 3루에 묶어 두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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