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이날 자정 직전 “국회법 77조에 따라 교섭단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차수를 변경해 본회의를 계속하겠다”며 “의원들은 의석에 계속 대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연단으로 몰려나와 “헌정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겼다”고 거세게 항의하며 본회의가 파행을 빚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의 차수 변경 선언에 대해 ‘직권 날치기’ 등으로 규정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제창하기도 했다.
국회법 77조는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를 통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의사일정의 일부를 변경하거나 당일 의사일정의 안건 추가 및 순서 변경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협의’ 자체가 없었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 의장은 법적 검토를 거친 결정이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이 본회의 차수 변경을 하지 않을 경우 23일 자정에 맞춰 회의가 산회되기 때문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도 자동 폐기될 운명이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따라서 주말인 24일 본회의가 예정돼있지 않고 25일은 열리지 않기 때문에 23일 자정이 사실상의 마감시한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은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무제한 발언 기회를 주는 변칙적인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을 통해 본회의 시간을 끌었다.
국회는 24일 오전 12시20분쯤 해임건의안에 대한 표결 절차를 시작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