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해임건의안 놓고 국회 '전운'…與 비상대기령

與 '농정 사수투쟁' 규정, 野 야권공조 독려…국민의당 캐스팅보트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를 놓고 여야 모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다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막판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거중조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극적 타협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새누리당은 23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를 ‘농정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규정하고, 소속 의원들에게는 이날 자정까지 비상대기할 것을 요청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을 ‘야당의 갑질’이라 비판하고, 쌀값 폭락 등의 농촌 현안을 거론하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농림장관을 흔들면 커다란 농정 공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에 불참한 것을 평가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운동권 출신 정의당과는 좀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야당의 균열 틈새를 노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총이 길어지면서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도 개의시간이 30분 늦춰진데 이어 오후 2시로 다시 연기 됐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비상대기령을 발령하고 소속 의원들의 결집을 강화하는 한편, 해임건의안 제출에 불참한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야권공조 회복을 독려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93평에 사는 흙수저가 어디 있느냐고 한다. 이런 분들이 장관을 하도록 그렇게 부실하게 인사검증한 민정수석실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의원들도 (찬성 표결에) 다수 참여해주시기로 했는데 감사를 드리면서 더 많은 분들의 참여로 가결되도록 당부한다”고 했다.

더민주는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등이 이뤄질 국회 대정부질문 일정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해임건의안 처리를 방해하기 위한 ‘꼼수’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5시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인 151명이 찬성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32명은 지난 21일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지만 국민의당은 당초 약속을 깨고 불참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에서 최소 19명 이상이 해임건의안에 찬성해야 해임건의안이 가결된다.

다음 주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여야의 화력전에서 어느 쪽이 기선을 잡느냐 여부와 함께 야권공조 전망까지도 국민의당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수차례 접촉한 사실을 소개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명분도 실리도 다 갖고 야당은 당신이 하는 대로 따라오라는 내용이었다"고 비판하면서도 표결 방향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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