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축구협회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FA컵 4강 대진추첨. FC서울과 K리그 챌린지 부천FC, 그리고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이 각각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4강전은 10월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다.
출사표는 당연히 우승이었다.
특히나 서울 황선홍 감독은 포항 시절 두 차례나 FA컵 우승 경험이 있다. 게다가 서울은 지난해 FA컵 정상에 올랐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지만, FA컵도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황선홍 감독은 "부천은 클래식에서 누구도 못 이긴 전북을 꺾은 팀이다. 방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단판 승부에 맞는 특화된 전력을 짜야 한다. FA컵을 많이 해봤는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어떤 팀도 약한 팀은 없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유일한 챌린지 팀 부천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챌린지 팀이 결승에 오른 것은 2005년 미포조선이 마지막. 우승은 아직 없다. 선결 과제는 남았지만, ACL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송선호 감독은 "모든 면에서 서울이 다 좋고, 나은 면이 있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에게는 절실함이 있다. 그 하나를 믿고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정환 감독은 "(사간도스 시절) 욕심은 났지만, 그만한 실력을 가진 팀이 아니었다"면서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충분히 욕심을 낼 수 있다. 선수들도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울산이 FA컵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은 FA컵 우승이 절실하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10위에 머물고 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승이 필요하다.
서정원 감독은 "상당히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래도 마지막 FA컵에서눈 좋은 결실로 끝맺음을 하고 싶다. 시즌 동안 부상자 이탈이 많았는데 속속 복귀하고 있다.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 리그나 FA컵 4강에서 수원다운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설전도 이어졌다. 양보는 전혀 없었다.
4강에서 붙고 싶은 상대로 부천을 지목했던 수원 염기훈은 "결승에서 서울과 붙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2010년 처음 수원에 와서 황선홍 감독이 계신 부산을 왼발 결승골로 꺾고 우승했다. 울산을 이기고 다시 한 번 황선홍 감독 가슴에 비수를 꽂겠다"고 서울을 겨냥했다.
계속해서 "4강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이용이 전역 이야기를 하는 데 기분 좋은 것은 딱 2주다. 한 달이 지나면 지친다. FA컵이 지칠 타이밍이다. 이용을 집중적으로 뚫겠다"고 울산에게도 화살을 날렸다.
이용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용은 "그 때는 짬밥이 더 빠져서 몸이 더 좋을 것 같다"면서 "기훈이 형이 아직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 데 그 때까지 쭉 쉬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