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주한미군 등에 따르면 미국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있는 B-1B 2대는 이날 오전 출격해 오후 1시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 전개됐다.
B-1B의 한반도 재전개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따른 억제정책의 일환이다.
앞서 B-1B는 북한의 5차 핵실험 나흘만인 지난 13일 오산기지 상공을 선회비행 후 괌 기지로 복귀했다.
이번에는 전개된 B-1B 2대 가운데 1대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오산기지에 착륙했다. 이는 지난 13일 출격때 오산 상공을 잠시 선회한 뒤 돌아가 억제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B-1B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스텔스폭격기 B-2와 함께 미군의 3대 핵심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최대 속도는 음속의 1.2배(시속 1,335㎞)이며, 56t 가량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전략폭격기 중 무장 탑재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괌 기지에서 출격하면 2시간 만에 한반도 상공에 도착해 북한에 대한 원거리 정밀폭격이 가능하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B-1B 재출격을 앞두고 B-2나 B-52를 전개하는 방안을 마지막까지 저울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B-2는 모양이 가오리를 닮아 '검은 가오리'로도 불리며,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의 장착이 가능하다. 한번 급유로 최고 1만2천23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아 적의 방공망을 뚫을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B-2는 과거 한반도에 출격한 적이 있지만 아직 언론에는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B-52는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며, 지하 동굴을 파괴하는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비롯한 최대 31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한번 급유로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폭격한 후 돌아올 수 있다. 사거리 200∼3,000㎞의 공대지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며, 900㎏ 가량의 재래식 폭탄 35발과 순항미사일 12발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앞서 미군은 지난 13일 B-1B 전폭기 2대를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 전개했다.
미군은 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1월에는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급파해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번 B-1B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B-52, B-1B에 이어 다음달에도 전략무기를 전개해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미는 다음달 초 미군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다시 출격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 달 중순 서해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에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참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길이 333m, 배수량 10만2000t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으로 FA-18(슈퍼호넷), 전자전(電子戰) 항공기 EA-6B, 공중조기경보기 E-2C 등 8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미7공군 사령관 토마스 버거슨 중장은 이날 B-1B 전개와 관련해 "대한민국과 미국의 유대는 철통같이 굳건하며, 이 공약의 힘은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옵션중의 하나일 뿐" 이라며 "한미동맹은 나날이 더욱 굳건해지고 있으며, 한반도와 역내 안보를 지키고 방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은 "한반도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북한의 5차핵실험과 SLBM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해 심각한 안보 위기를 겪고 있다" 며 "한미연합공군은 이러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긴밀한 정보공유와 강력한 연합작전수행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만약 적이 도발한다면 이에 강력히 대응해 북한의 추가 도발의지와 전력을 제거 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