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21일 오전 폴크스바겐 본사 배출가스 인증 담당 임원 S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5분쯤 한국인 통역담당, 독일인 변호사와 함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S씨는 "한국에 오게 된 것은 폭스바겐 직원으로 온 것"이라며 "당국 조사에 협조하고 사실 규명에 도움이 되기 위해 (왔다). 저 자신에게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차후 본사 임직원들이 더 오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말할 수 없다"고 했고, 폭스바겐 사태에 대한 소감 역시 "그와 관련해 답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S씨를 상대로 국내 차량 소프트웨어 교체를 본사 차원에서 지시한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문제의 EA189 디젤 엔진을 장착한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 시스템 조작, 유로6 차량에 결함이 발생한 이유 등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S씨가 2011년 폭스바겐 차량이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로 환경부 조사를 받을 당시 독일 본사 엔지니어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던 점 등으로 미뤄 사실관계를 상당부분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독일 본사 직원이 오는 것이 처음일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진행하는 폭스바겐 수사를 포함해서도 본사 직원의 해외 방문조사는 처음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변호인을 통해 독일 본사 임직원 7명에게 출석요청서를 보냈다.
검찰은 문제의 EA 189 디젤엔진을 장착한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이 폭스바겐 한국지사가 아닌 독일 본사의 적극적인 승인 혹은 개입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배출가스와 연비, 소음인증 통과를 위해 139건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고 국내 인증기관의 인증 없이 461대의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배출가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골프 1.4TSI 재인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를 두 차례 임의로 조작한 사실을 숨기고 인증서를 발급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11년 폭스바겐이 환경부 조사를 받을 당시 본사와 주고 받은 이메일에서 독일 본사가 이전부터 배출가스 조작한 정황을 의심케하는 단서도 확보한 상황이다.
박동훈(64) 전 폭스바겐 판매부문 사장, 타머 대표, 토마스 쿨(51)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최근 소환 조사한 검찰은 이들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