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전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21일 새벽 4시쯤 귀가 조치했다.
신 회장은 조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답변했다"고만 답하고 자리를 떴다.
신 회장은 중국 홈쇼핑 업체 등 해외 인수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넘기거나, 알짜 자산을 계열사끼리 거래하게 해 일부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실제로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매년 100억원 가량의 부당급여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부당급여를 받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최근 포착한 롯데건설의 570억원대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지시했거나 보고를 받는 등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캐물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정책본부 수장으로서 그룹 전반 경영 과정에 깊숙히 관여했다고 보고 있으며, 신회장의 전체 횡령, 배임 혐의 액수가 총 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이 신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한 차례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이르면 이날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신 회장에 대한 조사를 기점으로, 재벌 오너가(家)의 비리를 캐기 위해 쉴 새 없이 달려 온 롯데수사도 3개월 만에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신 회장과 신격호(94) 총괄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셋째부인 서미경(57)씨 등 총수 일가를 곧 기소할 계획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서씨의 경우 검찰의 지속적인 조사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지만, 기소한 뒤에는 재판에 참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는 사전 설명 없이 무단으로 재판에 두 차례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 받게 되기 때문이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고 수천억원대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전날 서씨의 국내 부동산과 주식 등 재산을 압류했다.
서씨의 국내 부동산만 해도 공시가격 기준으로 1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