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라는 메시지를 주고받던 고교 동창 사이는 김씨가 스폰서 의혹을 폭로하고, 김 부장검사가 김씨의 폭로 협박이 있었다는 반격에 나서면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됐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은 21일 공갈 혐의로 함께 수사의뢰된 김씨의 변호인을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 대한 조사는 전날에도 이뤄졌다.
검찰과 양측 주장 등을 종합해보면, 김씨는 지난 4월부터 모두 9건의 고소를 당해 70억원대 횡령·사기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사건 초기 김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자신의 지인인 박모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가 김씨에게서 1천만원을 받을 때 사용한 차명계좌 주인의 남편이다.
변호사 비용 2천만원은 김 부장검사가 줬다는 게 김씨가 특별감찰팀에서 말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셀프 고소'를 하면 서부지검 사건을 옮겨 김씨에게 유리하게 처리해줄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고양지청 검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우면서다.
김씨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 부장검사와의 돈거래에 대해 "내 술값", "변호사 비용"이라고 김 부장검사를 두둔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
그러나 김 부장검사는 정작 고양지청 측에 "김씨가 내 이름을 팔고 다니니 철저하게 수사 해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이 김씨의 귀에 흘러들어 갔다.
김 부장검사가 자신만 사지로 내몰았다고 판단한 김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한 뒤 언론을 통해 자신이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였다고 폭로했다.
대검이 직접 감찰에 나선 뒤 특별감찰팀이 수사 체제로 전환되자 이번에는 김 부장검사가 역공을 폈다.
"스폰서 비용을 돌려달라"고 자신을 협박했다며 김씨와 김씨의 변호인 S변호사에 대해 공갈 혐의로 최근 특별감찰팀에 수사의뢰서를 낸 것이다.
김 부장검사 측은 S변호사가 김씨와 함께 지난 2일 박 변호사를 만나 ‘스폰서 비용 1억원의 반환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사실상 고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검사가 김씨로부터 앞서 받은 1500만원에다가 웃돈 3천만원을 얹어 김씨에게 돌려준 것도 김씨의 폭로를 막아 보려했던 정황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날 S변호사를 불러 조사하고, 이번 주 안으로 김 부장검사도 소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