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밀린 트위터, '140자 제한' 사실상 풀었다

잭 도시 CEO 컴백 이후 트위터 수술대 올라…일각 "소 잃고 외양간 고쳐"

단문형 메시지로 빠른 소통이 강점으로 꼽혔던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길이 140자 이내 제한'을 완화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트위터의 이같은 방침으로 사용자들의 트윗에 사진, GIF, 동영상, 투표, 트윗 인용은 더이상 글자 길이 제한이 포함되지 않게 된다. 이는 경쟁상대인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환경이 더 많은 사진과 영상 등을 공유하는 형태로 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그동안 트위터 게시물에 링크를 넣으면 자동 축약되는 방식도 앞으로는 최대 23자(영문 기준)를 차지할 수 있으며 이는 140자 제한을 따질 때 산입된다.

하지만 트위터의 140자 제한이 완전히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순수 글자 수를 140자로 유지하면서 다양한 미디어 첨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완화한 것이다.


트위터는 또, 글자 수 제한에서 회신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포함하지 않는 새로운 응답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사용자가 한 번에 여러 사람에게 회신하더라도 트윗에서 자동으로 회신하는 이들의 이름이 표시되도 글자 수 제한에 반영하지 않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당초 트위터는 길이 제한을 1만자까지 늘려 이를 링크 연결방식으로 보여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미 미디어 사이트 링크연결 방식이 존재하는데다 트위터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잭 도시가 이 같은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의 140자 제한은 지난 2006년 정해진 것으로 트위터 개발자들이 당시 휴대전화 단문메시지 국제표준인 최대 길이 160자를 따라 이중 발신자 표시용 20자를 뺀 140자를 트윗의 최대 길이로 정했다.

140자 제한에 대해 잭 도시는 "창의성과 간결함이 주는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트위터는 사용자 수 월 3억 명 수준에서 정체되는 등 성장 둔화를 겪으면서 만성적인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고 올해도 19%나 떨어져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는 2012년 1억8500만명에서 2015년 3억20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작년부터 이용자 증가세가 꺽이면서 올해 1분기엔 3억1000만명 수준에 그쳤다. 지난 1분기 순손실도 8천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매각설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내부에서는 인력 감축을 비롯해 트위터 계열사인 모바일 광고회사 모펍, 모바일 개발 플랫폼 패브릭 등의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기업 자체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덩치가 큰 기업의 매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임원인 에번 윌리엄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의 위치는 굳건하다"면서도 "옳은 선택지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트위터의 노력은 7년 만에 돌아온 잭 도시 CEO로부터 시작됐다. 고위 경영진 4명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전 세계 인력 8%에 해당하는 336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운영에서도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40자 제한 완화 외에도 '모먼트(Moment)' 큐레이팅 서비스를 선보였고, 매주 목요일 밤 미국 미식축구리그 NFL 중계와 정치이슈를 라이브로 내보내는 등 사용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유명인사들이 라이브 영상을 올리는 페리스코프와 인공지능(AI) 개발 업체를 인수하는 등 투자에도 적극적이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과의 경쟁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자 수 제한이 사실상 없고 사진과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페이스북은 월실질이용자 수가 15억명을 넘어 섰다. 고화질 사진과 짧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도 4억명에 달해 트위터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용자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패턴의 변화를 도외시 하다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은 그래서 뼈아프다. 잭 도시의 새로운 일신이 트위터의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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