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재민, 이제 문제는 추위"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지역, 인도적 지원 없어 더 큰 피해 걱정돼

- 집 완파되고 유실되고.. 이불도 내복도, 끓여먹을 것도 없는 상태
-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북한 지원 위해 접촉 신고 했지만 통일부 아직 답 없어
- 북한 핵 등과 분리, 인도적 차원의 지원 시급해
- 남북 간의 접촉, 민간 차원에서도 사실상 끊어진 상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19일 (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곽영주 운영위원장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 정관용> 지난 9월 2일 함경북도 두만강 유역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이 ‘해방 후 처음 겪는 대재앙’ 이렇게 표현할 정도라고 합니다. UN 집계로 사망 138명, 실종 400명의 인명피해. 12만 가구 이상의 이재민 발생이라고 합니다.

국제사회가 수재민 돕기 위한 인도적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 정부 입장은 지금 ‘북핵문제,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대북지원 어렵다’ 이런 입장이에요. 그래서 59개 대북지원 민간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줄여서 북민협이라고 부르는데요. “우리가 북한 수재민을 돕기 위해 민간 차원의 북한과 접촉을 하겠다.” 지금 통일부에 요청하고 나섰네요.

오늘 통일부와 만남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직접 들어봅니다. 북민협의 곽영주 운영위원장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곽영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피해상황이 조금 더 알려진 게 있습니까?

◆ 곽영주> 지금 외신에서 보도된 내용 이외에는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고요. 많지 않은 게 아니라 엄청난 거죠. 지금 저희가 계속해서 지금 보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까 제가 소개한 대로 12만 가구 이재민, 사망 실종 합해서 500여 명 이상, 이거 맞아요?

◆ 곽영주> 네. 계속 또 늘어나겠죠.

◇ 정관용> 또 이런 대홍수가 발생하면 그 후유증으로 질병이 막 창궐하고 이러지 않습니까?

◆ 곽영주> 네. 지금 그것도 문제인 것이고요. 더 문제는 추워지잖아요.

◇ 정관용> 날씨가.

함경북도에서 수해복구중인 철도성 여단(사진 = 노동신문)

◆ 곽영주> 네, 그게 또 시급한 문제로 다가올 것 같아요. 너무나 추운 곳이기 때문에 집이 다 완파되고 유실되고 덮고 잘 이불이라든가 내복이라든가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끓여먹을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심각하죠.

◇ 정관용> 맞아요. 두만강 바로 근처라면 정말 우리 한반도의 제일 북쪽 끝 아니겠습니까?

◆ 곽영주> 네.

◇ 정관용> 그렇죠. 지금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북한 수재민들 도와야 한다. 어떻게 도울 계획을 갖고 계신 겁니까?

◆ 곽영주> 저희가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 승인 하에 물자를 지원하는 방법인데 지금 그것 때문에 저희가 9월 5일에 북한주민 사전접촉신고서를 제출한 상태고요. 그리고 그게 잘 되면 북쪽에 있는 민족화해협의회하고 논의를 좀 해서 저희가 지원 가능한지 뭐가 필요한지 이런 등등의 절차를 좀 밟으려고 하는 건데 아직은 통일부에서 저희가 낸 신고서에 답을 아직 안 주셨어요. 그래서 아마 오늘이나 내일 중에 답을 주신다는 얘기가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 정관용> 오늘 통일부 관계자와 만나기로 했다고 저희가 듣고 있는데 못 만나셨어요?

◆ 곽영주> 만났는데 그쪽에서는 정확하게 좀 논의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약간 부정적인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저희가 시스템상으로 신청을 했기 때문에 시스템상으로 아마 수리 거부가 되든지 아니면 수리가 되든지 할 텐데 저희가 지금 그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 정관용> 아. 그렇죠. 일단 북한에 있는 민화협 이쪽하고 접촉을 해야 피해가 정말 어느 정도인지 뭐가 당장 제일 먼저 필요한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 곽영주> 그렇죠.

◇ 정관용> 무턱대고 우리가 뭘 보낼 수도 없는 거고. 그렇죠?

◆ 곽영주> 네, 사실은 그분들이 받겠다, 안 받겠다 이런 것도 사실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 곽영주> 그냥 무조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어요. 그래서 만나서 얘기해야 돼요, 만나서.

◇ 정관용> 그 만남을 위한 접촉 신청에 대해 통일부가 아직 답을 안 주고 있다.

◆ 곽영주> 네.

◇ 정관용> 만약 통일부가 불허하게 되면 이제 방법이 없는 거죠?

◆ 곽영주> 방법이 없지는 않은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통일부 승인 하에 물자를 보내는 건데 그게 어렵다면 저희는 아마 국제기구를 통해서 지원하는 방법도 지금 고민 중에 있어요.

◇ 정관용> 지금 이미 외국에 다른 국제기구들이 북한의 수재민 돕기 위한 일을 하고 있죠?

◆ 곽영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 곽영주> 지금 현장조사가 끝난 걸로 알고 있고요. 그 현장조사에 의해서 지금 아까 우리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그런 데이터들이 나온 거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가장 필요한, 시급한 생필품 이런 것들이 계속 지원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정관용> 거기에 제일 앞장 선 국제기구는 어디예요?

◆ 곽영주> 국제적십자사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 곽영주> UN기구도 같이 포함돼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만약 접촉을 승인하지 않으면 이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에서는 바로 이런 국제적십자사나 이런 데를 통해서 지원하겠다. 이런 말이군요.

◆ 곽영주> 그런 것도 저희가 열어놓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통일부의 정준희 대변인은 ‘민생에 쓸 돈을 5차 핵실험에 쓰는 북한정권에 수해복구 지원은 어렵다’ 이런 입장을 밝힌 바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곽영주> 저희는, 북민협은 인도지원을 하는 단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정치적인 내용들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인도지원은 좀 별개로 했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정치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사실 크게 코멘트하거나 그런 부분보다는 오히려 인도 지원은 정치적인 것과는 별개로 다 마땅히 해야 되는 것이 맞지 않느냐. 또 사실 4차 핵실험 이후에 2270호 UN 대북제제의 문건을 보더라도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지원은 열어놨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굳이 정부에서 하시는 정치에 대해서보다는 오히려 인도적인 지원에 대한 목소리를 좀 내고 싶은 거죠.

◇ 정관용> 지금까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에서 지난 1월 6일날인가 4차 핵실험한 이후에 민간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진 사례가 있습니까?

◆ 곽영주> 유일하게 제가 알기로는 유진벨로 알고 있습니다. 유진벨이 3월과, 최근에 보도가 됐었죠? 11월인가에 결핵 약품이 지원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 부분 역시 이런 저런 얘기가 있었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 이외에 정부 승인 하에 지원된 건 없는 걸로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유진벨의 결핵약품 지원은 정부가 승인했고요?

◆ 곽영주> 네, 보도에 나왔죠.

◇ 정관용> 극히 이례적으로 그것만 승인된 그런 상태네요?

◆ 곽영주>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여기 59개의 민간단체가 모여 있다는데 주로 어떤 단체들입니까? 잠깐 소개해 주시면?

◆ 곽영주> 저희는 지금 기존에 한 2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대북 인도지원 사업을 주로 하는 단체들이 대한민국에 있는 단체들이 모여서 협의체를 만든 거고요. 그 협의체 안에서 서로 의견 교환이나 정보 교환이라든가 그런 것을 통해서 인도지원에 대한 어떤 발판을 마련을 하면서 이런 부분, 기존에 정부에서 하던 부분과는 별개로 민간 차원에서도 이런 부분에 준비를 해야 되고 계속해나가야 된다, 이런 차원에서 좀 계속적으로 인도지원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고요.

◇ 정관용> 가장 규모가 큰 대표적인 단체 한두 개만 좀 소개해 주시면?

◆ 곽영주> 잘 알고 계시는 어린이재단도 있고요. 월드비전도 있고 그다음에 굿네이버스도 있고요. 세이브더칠드런도 있고요. 유진벨도 있고요.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금년 4차 핵실험 이후에는 사실상 거의 활동이 없군요, 북한과 관련해서는.

◆ 곽영주> 네, 그렇습니다. 일단 접촉부터 불가하니까요.

◇ 정관용> 잠깐 언급하신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이런 건 계속 이어지고는 있습니까?

◆ 곽영주> 현재로서는 사실은 이번 수해 때문에 저희가 좀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있는데 글쎄요. 국제기구를 통해서 지원하는 단체들은 현재로서는 제가 알기로는 수해 전에는 못 봤어요.

◇ 정관용> 없었다?

◆ 곽영주> 네. 제가 알기로는 그렇고 수해 이후에도 저희 북민협 쪽에서도 국제기구를 통해서 지원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오는데도 다른 단체들은, 지금 혹시 컨택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제가 알고 있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한마디로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완전 제로 상태,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 곽영주> 네. 그렇게 보시는 게.

◇ 정관용> 그게 지금 금년 들어서입니까, 아니면 벌써 몇 년 된 겁니까?

◆ 곽영주> 5.24 조치 이후에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거의 과거에 비하면 아주 많이 줄어든 거죠.

◇ 정관용> 그러다 금년 1년 4차 핵실험 이후에는 완전 제로 상태.

◆ 곽영주> 더 심해진 거고요.

◇ 정관용> 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도 없는 거죠?

◆ 곽영주> 글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5.24 조치를 해놓고 난 다음에 그 국제기구를 통해서 지원을 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이건 좀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완전 암흑 제로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수해에 대해서는 통일부가 다른 해석을 할는지 함께 좀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곽영주> 네.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곽영주>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의 곽영주 운영위원장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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