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수해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와도 지원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사실을 언급한 후 "북한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요하는 핵실험을 할 것이 아니라 민생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주민들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은 더 이상 주민들의 기본적 인권과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권리를 외면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 당국의 잘못된 선택으로 고통 속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대통령의 약속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시작해 남한이 동포의 재난을 모르쇠로 일관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비상의약품, 영양보충제, 식수정화제 등의 비상 구호품을 평양에서 함경북도 회령시까지 트럭으로 운반해 수재민들에게 분배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함경북도와 양강도 주민 14만명에게 긴급 구호 식량을 지원하고 국제적십자사는 북한 수해 복구에 특별지원금으로 52만달러(약 5억8천500만원)를 투입했다.
새누리당의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북한 수해와 인도적 지원 관련한 발언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지만 야권 일각에선 북한의 핵 실험 등 도발과는 별개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은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안이나 정부의 어떤 제재에도 인도적 지원은 예외다.
통일부는 분명하게 북한 인권 개념에 인도주의를 포함한다고 했다.
북한의 대형 수해 피해때의 지원은 우리나라가 김정은 정권과 주민을 분리대응할 호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 핵문제와 인권을 따로 대응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우리나라의 위상과 대북압박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정부의 직접 지원이 어렵다면 유엔기구와 민간단체를 통한 인도적 지원이라도 허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