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평우 "경주 문화재 붕괴 호들갑…돈 노린 세력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경주분들 추석 연휴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른바 9. 12 지진, 추석 직전의 지진 여파가 지금도 계속되면서 그야말로 경주와 그 주변 지역분들 불안한 명절 보내셨을 텐데요. 특별재난구역 선포도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걱정인 게 신라 천 년의 역사를 품은 우리 문화재들입니다. 다보탑 난간 무너진 사진 여러분 보셨어요? 오늘 화제 인터뷰 경주 문화재 점검 잠깐 하고 가겠습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만나보죠. 황 소장님 안녕하세요?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문화재 피해집계 이제는 완료가 됐습니까?

◆ 황평우> 어제 일요일이었는데요. 현재 문화재청에서 60건 정도로 나왔어요.

◇ 김현정> 60건이요?

경주 용명리 삼층석탑, 첨성대 조치 현황. (사진=자료사진)
◆ 황평우> 네, 국가지정 문화재가 36건이고 시도지정 문화재가 24건인데요. 보면 주로 피해가, 첨성대가 기울어졌고 다보탑이 지금 난간석이 떨어진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말씀드리기 좀 뭐하지만, 분명하게 우리가 냉정하게 문화재에 대해서 대비하고 재난에 대해서 대비해야 하지만 심하게 지금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제가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여기에는 굉장히 안 좋은 세력들이 있다고 오늘도 아침에도 저한테 경주에서 계속 제보가 왔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지금 저는 조금 놀란 게 황평우 소장님이 '야 큰일났다. 이거 지금 빨리 매뉴얼 만들고 대비 들어가야 된다.' 이 얘기 하실 줄 알았는데 지금 약간 난감한데요.

◆ 황평우> 아, 물론 매뉴얼도 만들어야 되고요. 그 얘기는 조금 있다 하겠는데요. 지금 보면 문화재 피해 유형이 담장, 지붕 탈락, 벽채 균열 이 정도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금이 갔다든지 부분이 무너지고 그랬어요.

◆ 황평우> 저는 너무 고마운 게 5. 8 진도의 지진이었는데 만약 이게 6이 넘어갔으면 굉장한 피해가 있었을 텐데, 그나마 정말 하늘에 고맙다라는 게 5.8 진도여서 (이정도 피해였다는게) 그나마 다행인데요.

◇ 김현정> 맞아요.

◆ 황평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우리가 문화재에 대해서 조심해야 됩니다. 지금 현재 어느 정도 대비도 해야 되고 또 앞으로의 2차 피해 이런 것에 대해서 충분하게 검증을 해야 되는데요, 다만 방법에서의 문제라는 거죠. 제가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고 얘기하지만 방법론적인 문제에서 조심해야 되는 게, 지금 재난지역 선포한다고 그러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데요. 지금 지방에서 지역에서 첨성대 해체하자는 소리가 나와요.

◇ 김현정> 첨성대가 지금 어떤 피해냐면 기존에도 약간 북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그거보다 2㎝ 더 기울어졌고 정자석이라고 그러죠. 맨 위에 얹는 우물 정자의 그 석이 5㎝ 정도 틈이 벌어졌거든요. 그 정도 피해인데요.

◆ 황평우> 그렇죠. 그걸로 해서 첨성대가 무너진다? 저는 단언하는데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면 첨성대는 이미 신라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지진피해와 전쟁의 상처, 여러 사고를 많이 겪었어요. 더 문제는 지금 첨성대 주변에 개발한다고 그러면서 관광지 개발하면서 차 많이 다니고 있죠? 이런 것들이 더 저는 문제라는 거에요.

그래서 첨성대를 우리가 긴급하게 점검을 하고 더 이상 추가 피해가 없도록 굉장히 조심을 해야 되지만, 이것을 빌미로 해서 문화재 보수하는 쪽에서 재난지역 선포하면서 예산이 투입되니까 이때가 기회다 해 가지고 해체 수리하자라고 하면서 돈을 타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이런 세력들이 너무 많다라고 지금 조금 전에도 저한테 제보가 왔거든요.

◇ 김현정> 제보를 하신 분은 어떤 분이세요?


◆ 황평우> 경주에서 굉장히 문화재에 대해서 굉장히 알려진 분이고, 경주에서 굉장히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제도권에서도 활동하시고 민간단체에서도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 김현정> 지금 경주가 긴급 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또 긴급보수비, 문화재 보수비로 23억 원이 투입된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니까 분명 이쪽으로 뭉칫돈이 올 것이다, 이걸 노리고 보수 안 해도 될 부분까지 보수를 하고요. 과잉보수를 한다? 과잉 보수는 자꾸 문화재를 만진다는 얘기가 되는 거니까요.

◆ 황평우> 해체 보수하겠다고 하는데 만약에 첨성대를 해체 보수 하겠다면 이미 첨성대는 사실은 생명을 다하게 됩니다.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 문화재 해체 보수해 가지고 저는 제대로 한 적을 보지 못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지진 직후 첨성대를 정밀 계측하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사진=문화재청 제공)
◆ 황평우>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미리 준비를 했어야 되는데, 이번에 한옥에 많이 피해가 됐는데 지붕이 많이 떨어졌지 않습니까? 이것도 한번 생각을 해 봐야 되는 게요. 지붕에 용마루에서 많이 기와가 떨어졌는데요. 용마루는 제일 위에 있는, 기와로 쭉 단을 올려놓은 건데요. 회칠이나 이런 걸로 접착이 되는데 여기다가 진흙을 갖다가 올려놓고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마르다 보니까 이게 접착력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이건 조금만 흔들면 떨어져요.차이는 뭐냐 하면 조선시대나 그 이전에 신라 때 만든 기와 방식은 이미 오래돼서 없고요. 현대적으로 만든 기와는 무게가 다르지 않습니까? 훨씬 더 무겁거든요.

100년 전에, 70년 전에 경주에 한옥을 지으면서 그러니까 너무 하중을 개선되지 않은 현대식 기와가 올라갔을 때 조금만 지진이 나니까 더 빨리 지붕이 흔들려서 떨어졌다, 이런 것도 좀 고민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 지진이 고구려 때 기원후 21년 정도인데요. 또 삼국사기에도 보면 경주에 지진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리고 지금 기준으로 보면 779년에는 7도 정도의 지진도 났고 이런 기록을 보면 삼국시대에는 102번, 고려시대에도 있고, 조선시대에도 굉장히 많았는데요. 이 상황을 견뎌왔고, 우리가 불국사를 가보면 그 돌 정연하게 축대를 쌓은 것들을 보면 자연석을 아주 잘 다듬어서 쌓았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말하자면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나름의 내진설계가 된 구조물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을 버텨서 지금까지 온 것들이다, 이 말씀이신 거죠?

◆ 황평우> 네. 그렇죠.

◇ 김현정> 5㎝ 틈 벌어졌다고 호들갑 떨면서 거기에 시멘트를 채워넣는다든지 해체해서 보수한다든지 뭔가 돈을 타기 위한 세력들이 거기 들어갈까 봐 걱정이다 이 말씀?

◆ 황평우> 네. 저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대로 그냥 둬도 됩니까? 혹시 더 큰 지진 오면 어떻게 해요?

◆ 황평우> 아닙니다. 그런 건 아닌데 제 말씀은, 좀 더 냉정하게요. 우리가 지진에 대한 메뉴얼이 사실은 없지 않습니까? 이게 무슨 얘기냐면 숭례문 때 메뉴얼을 만들어야 된다라고 그렇게 얘기했죠, 맞춤형 매뉴얼을 만들자, 우리나라 문화재가 산에도 있고 또 숲속에도 있고 여러 평지에도 있고 도심에도 있고 너무 다양하거든요. 그런데, '불이 나면 불을 끈다.' 이 정도 수준이에요. 각각에 맞는 매뉴얼, 예를 들어서 산악지형에 맞는 매뉴얼 그다음에 도심지 사찰에 맞는 메뉴얼 이런 것들이 있어야 되는거죠.

그다음에 주로 보면 불과 비, 장마, 바람 이 정도에 대한 매뉴얼만 있었지, 경상도 지역에 그렇게 지진이 기록이 많다라고 다 소개가 돼 있었는데 지진에 대한 매뉴얼이 있었냐? 없었다는 거죠. 물론 지진이란게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지진에 대해서도 미리 좀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은 차분차분하게, 차분차분하게 해야지 이렇게 막 예산을 서둘러서 호들갑 떨 필요는 없습니다.

◇ 김현정> 좋은 부분이네요. 사전에 관찰하고 대책 세우는 그 부분부터 더 집중하자는 이 포인트를 짚어주셨어요.

◆ 황평우> 그리고 앞으로도 또 중요하게 남아 있는 게, 우리가 아직까지도 대응을 못하고 하나 있는 게요.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빨리 매뉴얼을 만들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진과 논외로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도?

◆ 황평우> 너무 아열대 기후로 되어가다보니까 우리 천연기념물이나 노후석들이 빨리빨리 썩어들어간다는 거죠.

◇ 김현정> 그 부분도. 중요한 부분 지적해 주셨네요. 그 부분 따로 떼어내서 인터뷰 한번 진행해야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황평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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