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내년 1월 등판…빨라진 대선시계

與 잠룡들, 존재감 높이기…野 잠룡들, 싱크탱크 정비 등 나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진=자료사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초중 순쯤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반 총장의 귀국이 공식화되면서 정치권의 '대선시계'도 한층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반 총장은 현지시간으로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방미 중이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귀국 시기를 묻는 우 원내대표의 질문에 "유엔 사무총장 임기(올해 12월 31일)를 마치는 대로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할 예정"이라며 "귀국하는 대로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각계 지도자를 찾아뵙고 사무총장 10년의 활동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들께 대대적으로 귀국 보고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 원내대표의 제안에는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계에서는 반 총장이 퇴임 이후 미국에 머물다 내년 봄쯤 귀국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반 총장이 '조기 등판'을 공식화하면서 여야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사진=자료사진)
◇ 김무성, 지지율 회복방안 부심…유승민, 강연정치 이어가

당장 반 총장과 새누리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싸워야 하는 여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반 총장의 뒤를 쫓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3일 부산역에서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열어 지진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가하면 최근에는 콜레라 여파로 발길이 끊긴 횟집을 연이어 방문하기도 했다. 한 때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렸던 만큼 20대 국회 공천 파동 과정에서 떨어진 지지율 회복방안 마련에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강연정치로 대권레이스 초읽기에 들어간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여권 내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추석 당일인 지난 15일 지진 피해를 입은 경주 일대를 찾아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한 유 의원은 오는 30일 서울대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여권 군소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는 각각 '한국형 모병제'와 행정수도 이전 등 주목성 높은 정책 이슈로 존재감 알리기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남 지사는 오는 21일, 원 지사는 다음달 6일 관훈토론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곳에서 대권 도전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사진=자료사진)
◇ 문재인, 싱크탱크 정비…안철수, 정책 담금질

반기문 총장의 '조기 상륙' 소식에 야권 대선주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추석 직후부터 싱크탱크 정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경수 의원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문 전 대표는 그동안 함께해 왔던 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싱크탱크' 구성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당과 함께 야권통합 공세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는 지난 18일, 당의 뿌리인 '민주당' 창당 61주년에 맞춰 김민석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했는데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야권 적통 경쟁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합 발표 직후 문 전 대표는 SNS에 "우리당의 뿌리깊은 전통야당의 당명이었던 '민주당'을 약칭당명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적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의 제안으로 설치된 국회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활동과 국정감사 등 의정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9일에는 일자리특위 차원에서 판교테크로밸리를 찾는다.

동시에 정책 의제를 담금질하면서 틈틈이 강연 등 대국민 소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안 전 대표 측은 "추석 이후부터 '중산층복원'을 아젠다로 내걸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중심으로 전문가 그룹을 모으는 작업도 병행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는 27일 관훈토론회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구체화한 뒤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취임 5주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의 혁신정책을 대한민국의 혁신정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 등을 담은 '박원순표 정책구상'을 내놓을 예정이다. 같은 달 박 시장의 경제구상을 담은 저서 출간도 예정돼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다음 달 초쯤 출간되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비전과 어젠다를 제시한 뒤 전국 북 콘서트를 통해 정책대결에 뛰어들 예정이다. 추석 직후에는 정책 및 정무 라인도 재정비하며 대선 경선캠프에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도 돌입한다. 오는 22일에는 관훈토론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곳에서 정책적 비전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더민주 김부겸 의원은 당분간은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 의정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1월쯤에는 저서 발간을 통해 정책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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