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3일 민영화 윤곽…교보·한화생명, 국민연금 등 참여

"민영화 성공위해선 6~8곳 과점주주 나서야"

오는 23일이면 우리은행 민영화의 승패가 사실상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의향서(LOI) 접수가 마감하면 진성투자자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란 관측에서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23일오후 5시까지 우리은행 LOI를 접수,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올해 11월 중에는 낙찰자를 결정하고 12월까지 주식 양·수도 및 대금납부 등 거래를 마칠 예정이다.

현재 한화생명, 교보생명, 국민연금, 한국투자금융 등 기관 투자자 여러 곳이 후보자 물망에 오르며 흥행 성공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찌감치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거론되는 한화생명은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지분 매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 지점의 보험 판매) 등 은행과 보험업 간 시너지 확대 등 장기 투자 관점에서 지분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이 지분 매입을 결정할 경우 4%가량을 매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왕이면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도 오는 21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우리은행 지분 인수 참여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기금을 일정 부분 투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번 주요 입찰 대상자로 꼽혔던 교보생명도 과점주주로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국투자금융도 기존 한국투자증권 중심의 그룹 구조를 은행까지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에서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그룹 등의 증권사, 우정사업본부, KT 등의 참여 가능성과 함께 MBK파트너스, 칼라일, 어피너티, 베어링PE 등 PEF(사모펀드) 운용사, 중국의 안방보험 등도 언급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매각 흥행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투자자가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돌면 그와 비슷한 투자자들도 우리은행에 한 번씩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그런 식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곧 흥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6~8곳의 과점주주가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LOI를 접수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부적격자는 탈락시키는 ‘쇼트리스트’ 작성 작업을 거친 뒤 사업성을 따져 낙찰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늦어도 11월 중에는 낙찰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중립적이었던 곳이 최근에는 지분 매입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는 곳이 있는 등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며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두고 판단한 만큼 이번 민영화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51.08% 가운데 30.0%(2억280만 주)를 과점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지난달 24일 공고했다. 희망 수량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예보는 보유지분 30%를 4∼8%씩 쪼개 팔겠다는 입장이다.

과점주주는 주요 주주들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각자 참여하게 되며, 지분 4% 이상을 낙찰받는 투자자에게는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되고, 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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